이공계 기피 유발 ‘학·경력 인정기술자制’도입 10년만에 폐지될듯


이공계 기피현상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학·경력 인정기술자제도’가 도입 10년 만에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감사원은 18일 기술사들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국가기술자격제도의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온 인정기술자제도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행 인정기술자제도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교통부와 노동부 등 관련부처를 대상으로 기초자료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감사청구의 경우 국민감사 청구와는 달리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해 이르면 이달중 예비감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인정기술자제도 폐지운동을 주도해온 ‘건강한 사회건설을 위한 기술인연대’가 지난달 29일 인정기술자제도의 폐지를 비롯해 국가기술자격제도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정식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인정기술자제도는 지난 95년 건설공사 부실을 방지하기 위한 민간책임감리제의 시행으로 건설기술자 수요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건설기술자 공급을 늘리고 자격증 불법대여 등의 부작용을 막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 제도는 기술자 부족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줬으나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건설인력시장의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폐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정한 학력과 경력을 갖춘 사람에게도 건설기술자 자격을 인정하는 이 제도는 고시에 버금가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기술자격을 딴 기술자들의 생존권을 위협, 국가기술자격 응시자가 매년 급감하는 등 국가기술자격제도의 존립기반마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관련업체들이 정식 기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인정기술자를 선호하면서 국가기술자격고시 출신 기술자들이 설 자리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인정기술자에 대한 실무능력 검증방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가운데 건교부나 산하기관 퇴직자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이다.

국토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건설기술자는 현재 약 8만명 수준으로 이대로 방치할 경우 오는 2010년이면 약 10만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토목 분야의 경우 지난 2002년 배출된 산업기사·기사·기술사 등 정식기술자는 99년 대비 최고 60% 감소했으나 학·경력자인정 기술자는 같은 기간 148%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csc@fnnews.com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