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정보통신기금은 산업의 미래/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8.28 13:37

수정 2014.11.07 14:42



우리나라의 정보화 촉진과 정보기술(IT)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정보화 촉진기금’이 올해 ‘정보통신 진흥기금’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정보화 촉진기금의 성과와 정보통신 진흥기금의 발전 방향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정보화 촉진기금은 지난 90년대 초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는 기치 아래 설치된 후 일반회계 출연금과 재정투융자 특별회계 차입금을 재원으로 일반계정에 4조4591억원이 조성됐다.

지금까지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구축 및 이용 활성화, 공공·지역·생활 등 사회 각 분야 정보화 촉진 등에 2조9439억원이 투자됐다. 아울러 통신사업자의 출연금을 주요 재원으로 연구개발 계정에 7조3105억원을 조성해 기술개발, 정보통신 표준제정·보급, IT 전문인력 양성 등에 5조3543억원이 투자했다.

이 결과 전국 144개 주요 도시를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구축돼 읍·면지역까지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됐으며 세계 최초로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됐다.


국민들은 주민등록등본, 호적등본, 토지대장 등 공문서를 안방에서 온라인으로 받아 볼 수 있게 됐으며 4대 사회 보험료도 인터넷으로 조회하고 납부할 수 있는 전자정부 시스템도 도입됐다.

인터넷 해킹에 대비한 24시간 네트워크 모니터링 및 침해사고 대응 체계가 구축됐으며 주부·농어민·장애인·노인 등 정보화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시설 지원 및 교육으로 사회 계층간 정보 격차도 차츰 해소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T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기술 개발 지원을 벌인 결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비동기전송모드(ATM) 교환기,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등 IT 신기술이 탄생하게 됐다.

또 정보화 촉진기금은 이동통신 단말기와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9.7%를 담당하는 경제의 중추산업으로 자리잡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같은 성과에도 불구, 일부 사업에서 투명성 및 효율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기금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또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이 없었으며 투입된 비용과 성과를 연결시키는 관리제도가 정착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정보통신 진흥기금은 올해부터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평가되는 일반 계정사업을 통신사업 특별회계로 이관하는 한편, 연구개발 계정 사업을 중심으로 정보통신 진흥기금으로 변경키로 했다.

또 향후에는 IT 기술개발, 인력양성 및 표준화 등 IT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 지원토록 하기 위해 기금운용 체계를 정비해 IT 연구개발(R&D) 전담기금으로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가 선진국의 견제와 중국 및 인도 등 경쟁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I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첨단 원천기술 개발 뿐 아니라 아울러 고급 IT 인력을 양성하는데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정보통신부에서 수립한 중기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보통신 진흥기금은 지난 2004년 1조7179억원에서 오는 2008년에는 1조486억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정보통신 진흥기금은 IT 산업 성장을 위한 꼭 필요한 재원이다. 정통부와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서는 정보통신 진흥기금이 IT 산업 발전을 위한 전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첫째, 휴대인터넷 등과 같은 신규 서비스 도입시 주파수를 매각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규 재원을 발굴해 나갈 것이다.

둘째, 기금 사업별로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측정 지표를 개발해 성과에 따라 사업의 수행 여부를 결정하는 성과 중심의 기금운용 체계를 정착시킬 예정이다.

셋째, 한정된 기금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금의 목적을 먼저 고려하고 사회적으로 어떤 편익을 낳게 되는지를 따져 자원을 배분할 계획이다.


넷째, 여유 재원을 운영하는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위험 관리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범위 내에서 운영수익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다섯째, 기금운용 관련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공개하는 등 기금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서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노력을 기반으로 정보통신 진흥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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