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특별기고]이윤석 금융硏 연구위원 “환율 외국인동향에 너무 민감”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02 14:23

수정 2014.11.06 12:03



올해 들어 미국 달러대비 아시아 대부분의 통화가 절상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다른 아시아 통화 환율에 비해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5.92% 상승하는 등 약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의 절상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러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거시적인 요인과 미시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거시적 요인은 경상수지 및 자본수지가 동시에 흑자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은 4년, 중국은 6년 연속 동시 흑자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은 2003년과 2004년에, 인도네시아는 2004년에만 동시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시적 요인은 1월 중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 증가 등 수급상 요인이다.
이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국내투자자들의 쏠림현상을 이끄는 일종의 선도자(leader)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인데 과거 단기 환차익에만 집중해온 헤지펀드들의 경우에도 최근에는 원화의 추가절상 등을 예상해 투자만기를 장기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하락심리가 확산됐다.

한편 최근들어 원·달러 역외선물환(NDF)환율이 현물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일 뉴욕외환시장의 원·달러 NDF환율 변동과 당일 서울외환시장의 현물환율 변동간 상관관계가 최근 들어 부쩍 높아졌다.

다시 말해 서울외환시장의 환율이 뉴욕외환시장의 원·달러 NDF 환율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출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대된 반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더불어 외국인의 움직임에 많이 좌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투자자들이 정보력 우위와 풍부한 시장경험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동향에 주목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시장의 거래량 확대와 같은 외연적인 확대도 중요하지만 국제금융인력의 체계적 양성이나 환율위험관리에 대한 최고의사 결정자의 적극적인 활용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한 무역업계 기업인이 얘기했다시피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지 않는 것 자체가 환투기라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수준을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던 시대는 점점 지나가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국제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안들을 찾아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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