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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화랑 준비없는 中진출 무모/박현주 기자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8 14:39

수정 2014.11.06 08:46



“현재 잘나간다는 중국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은 없다.”

중국미술시장은 지금 전쟁중이었다. 지난주 한국화랑의 북경진출 취재를 하면서 느낀 중국의 미술시장은 부글부글 끓어 올라 터질듯한 기세였다. 현지에 있는 화랑관계자들은 “이미 2∼3년 이후에 제작될 작품까지 예약이 끝났다”며 “심지어 작업실에 들른 어떤 컬렉터는 빈 캔버스를 가리키며 현금을 뭉치 채 건넨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어느 정도 이름 있는 화가의 경우엔 작업실에 캔버스 틀만 사다놓아도 그대로 돈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이징에 갤러리를 오픈한 표미선관장도 “현재 개관기념전으로 전시하고 있는 위에민준의 작품의 경우 ‘가격이 없음’으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부르는게 값인 것이다. 위에민준의 작품은 현재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작품을 사고 싶어 아시아권화랑과 경매사에 문의해도 한점의 작품도 내놓지 않고 있어 놀랐다고 덧붙였다. 위에민준은 중국내서도 100억대 재산가다.

중앙미술학원 김일용교수도 같은 말을 했다. 유명한 작가의 몸값은 천정부지라 중국화랑에서 전속으로 묶기도 버거울 정도라는 것. 중국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었다는 작가들은 대개 외국화랑과 전속을 맺었거나, 국제 미술시장을 상대로 프리랜서를 선언한 상태란다. 중국 내에 스튜디오가 있지만 그곳에서 ‘생산’되는 작품은 중국 것이 아니다. 그래서 최근 나타난 중국미술시장은 20대 작가까지 전속작가로 선점하려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미술대학을 막 졸업한 풋내기 작가마저 재학시절부터 주의 깊게 관망하던 화랑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중국미술시장의 열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화랑이나 개인작가들도 중국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리가 여러곳에서 들린다.
한해 4조원이 넘는 미술시장규모와 경매를 통한 1년거래액이 1조원이상 되는 중국미술시장이 화랑들에겐 노다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소더비·크리스티 등 경매시장서 중국작가들의 작품값이 뛰고 있다는 환상적인 통계로 진출을 꿈꾼다면 100% 실패한다는 현지 화랑관계자들의 말을 귀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준비없는 도전은 무모하다.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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