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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창간 6주년]특별기고-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김승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6.21 15:14

수정 2014.11.06 04:08



삶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사람들은 변화를 따라가기에 여념이 없다. 여유와 넉넉함이 사라진 공간에는 어느 새 긴장감과 빡빡함이 자리를 채우게 된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웃음이나 유머에 대한 가치를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숙함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벼운 조크가 생활의 윤활유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는 곳을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다.

이를 테면 정치 분야만 보자. 극단적인 언어를 사용하기보다 은근 슬쩍 상대방의 약점을 꼬집고 상대방조차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한 판의 승부를 불사할 것처럼 맞붙는 것이 보통이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펀 코리아’, ‘펀 정치’, ‘펀 경영’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바깥 세상이 얼마나 휙휙 변화하고 있던지 얼마나 치열해 지고 있는지에 관계없이 이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우리 자신 이라는데서 출발한다.

한 마디로 당신 자신이 유일한 문제 해결자라는 말이다. 때문에 우리들의 삶 곳곳에 웃음, 여유, 조크, 재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어렵지 않은 일지만, 그냥 주어지는 일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펀’이 왜 중요할까. 펀은 즐거움을 주고 생활에서 오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지만 무시할 수 없는 효과 가운데 하나가 몰입 정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 온다. 몰입도가 증가하면 그만큼 업무의 성과도 크게 높아지고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도 커지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에서 행복감도 높이고 성과도 높일 수 있다면, 우리가 당연히 선택해야 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경영으로 통하는 시대에서 만일 누군가 자신의 분야에서 ‘펀경영’을 도입하고자 한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우선은 엄숙주의로부터 과감하게 탈피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곳곳은 지나치게 엄숙하다. 일을 하는 것은 엄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이런 고정관념이 우리가 하는 일은 즐거울 수 있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위계질서를 특징으로 하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걱정하는 것은 펀과 엄숙 사이에 균형을 적절히 유지해 나가는 일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 어려운 점 때문에 이제까지 해 왔던 것처럼 무게 중심을 과도하게 엄숙함에 치우치도록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즐기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엄숙함으로부터 무게 중심을 조금씩 이동시키는 것도 좋은 선택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펀 경영은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에서의 변화도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조직의 형편에 맞추어서 일할 마음이 드는 그런 직장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펀 경영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변화를 들 수 있다. 스스로 업무에 몰입하는 빈도와 정도를 높일 수 있고 의무감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재미와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전부를 바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구성원이 전부를 바쳐서 일하는데 걸림돌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해답을 구할 필요가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모두가 똑 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여기서도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극복이 필요하다. 조직이 지향하는 큰 틀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하에서 개개인마다 재미를 느끼는 다양한 방식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펀 경영의 마지막은 역시 칭찬과 격려 그리고 축하에 있을 것이다. 조그만 성취라도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없다.
조그만 영웅부터 큰 영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잘 하는 사람들을 추켜세우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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