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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일본도 번호이동성 서비스/이경환 도쿄 통신원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8.24 04:32

수정 2014.11.06 00:40



2006년 10월24일 드디어 일본에서도 번호이동성 서비스가 시작된다.

NTT도코모, KDDI(au), 소프트뱅크 모바일(보다폰) 3사는 ‘번호이동성 서비스 10월24일 개시’를 정식으로 발표하였다.

타 선진국과 비교해 늦은 감이 있지만 유럽3세대(3G)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 모바일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모바일 시장을 보면 NTT도코모는 시장 점유율이 55.6%(5186만명)로 가장 많고 KDDI(au)는 28%(2612만명), 보다폰은 16.4%(1526만명) 등이다.

사실상 NTT도코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점적인 상황인 것이다. 이는 한국이 번호이동성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 2003년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오는 10월24일부터 일본 소비자들도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번호이동성 서비스 이용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의 10∼20%가 번호이동성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으로 단말기 가격이 한국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은 상황에서 일본 소비자들이 번호이동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한국 소비자들보다 비용 부담이 낮다. 이는 서비스 이용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한국과의 차이점라면 이동통신사별 인식번호가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010과 같은 번호통합은 없다는 점과 번호이동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하여 소비자들은 약 5000엔(각사 캠페인 등을 통해 줄어들 가능성도 있음)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번호이동성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이동통신사 각사의 고객유지 및 획득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단기적으로 자사 고객을 유지하고 타사 고객을 유치하는데 효과적인 요금서비스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NTT도코모는 지난 3월부터 FOMA 모든 유저들에게 데이터총신 정액제 ‘파케호다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KDDI는 지난 2월부터 연간 계속이용을 조건으로 단신으로 가입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가입한 경우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gMY와리h’를 도입, 8월부터는 남은 무료통화분을 무기한 연장하여 사용 가능한 ‘무기한 연장서비스’를 시작했다. 보다폰도 2년간 장기 이용을 조건으로 ‘해피보너스’ 장기 계약자의 할인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각사의 요금서비스 확대 및 번호이동성 서비스 이용 대기자 확대로 이어져 최근 이동통신 해약율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2·4분기 이동통신사 각사 실적을 보면 KDDI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비교 38.8% 증가한 1219억엔으로 급증하였는데 번호이동성 제도를 앞두고 유저들의 해약률 저하가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약률 저하는 계약자의 확대로 이어져 통화료수입 등이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NTT도코모, 소프트뱅크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 소프트뱅크(보다폰 포함)는 전년 동기 31억엔의 적자에서 543억엔의 흑자로 돌아서 V자형 성장을 이루었다.

한편, NTT도코모의 경영이익은 5.2% 감소한 2727억엔에 그쳤다. 번호이동성서비스 도입 전에 제 2세대 서비스 ‘mova’로부터 제 3세대 서비스 ‘FOMA’로의 전환을 위한 단말기 보조금의 지급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번호이동성 서비스 개시와 함께 이동통신사 3사의 영업이익의 저하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획득을 위해 요금 경쟁과 단말기 보조금의 확대 등 3사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져 마케팅 비용의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번호이동성 서비스를 계기로 한 모바일 서비스 경쟁이다. 서비스 경쟁을 통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고 이는 일본의 모바일 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모바일 시장은 규모와 기술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이다.

특히 번호이동성 서비스를 계기로 단말기 수요가 늘어나면 일본 단말기 기업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존심 높은 일본시장에 한국 기업의 기술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만 한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한 일본 진출이 아니라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 전환을 꾀하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로 하는 시기다.

/leehw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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