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CEO 스톡옵션 ‘빛과 그림자’/라파엘 아다-르베


상장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수공개가 시행된 2001년부터 프랑스 언론은 탐욕에 가득찬 CEO를 비난하는데 몰두했다.

월급뿐만 아니라 상여금, 이사회 복무시 받는 수당, 스톡옵션에 대한 배당금, 연금과 회사 제트기, 자가용 차 등 다른 특권도 모두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이 다른 곳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CEO의 보수는 점차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올해 다시 이 문제가 불거져나왔다.

지난 6월 프랑스 최대의 건설·엔지니어링 업체 뱅시의 CEO인 앙투안 자사리아는 사임해야만 했다. 다수의 이사들은 그의 보수가 터무니없이 많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연봉이 430만유로(약 53억여원), 퇴직 보너스가 1300만유로, 220만유로의 연금에 약 1억7300만유로의 스톡옵션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논쟁의 초점은 그가 임기 말년에 성공적으로 재무관리를 마치면서 요구한 800만유로의 특별 보너스로 맞춰졌다.

최근에 프랑스·독일 합작의 유럽항공우주산업 (EADS)의 프랑스 공동 CEO 노엘 포르자르도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사가 에어버스 A380 생산지연을 발표하기 직전인 3월에 보유중이던 주식을 매각했다.

포르자르가 위법행위를 저질렀는지는 아직도 조사 중이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이런 의혹이 발표된지 하루 만에 주가가 26% 하락함으로써 이 회사는 시가 55억유로의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그는 더 이상 CEO직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런 사건 때문에 많은 서방 선진국에서 ‘CEO들이 너무 많은 돈을 받고 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부각되었다.

스톡옵션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가. 비록 각국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CEO의 정통성과 도덕성의 문제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CEO 보수가 정당하지 못하다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가 손상을 입을 것이다.

CEO 급여에 대한 프랑스의 논의는 특히 이런 점에서 두드러진다. 프랑스 CEO의 보수는 독일이나 영국, 그리고 미국 CEO와 비교해 낮다. 또 프랑스 최고 경영자의 보수는 25년 만에 6배 정도 인상됐는데 이는 기업의 주가와 보조를 맞춰왔다.

게다가 다른 나라의 경영자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CEO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반면에 기업들은 탁월한 CEO를 영입하려 하다보니 그들의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상의 CEO가 항상 최고 보수를 받지는 않으며 CEO 시장이 투명하지 못하고 이사들이 CEO 보수를 정할 때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마찬가지로 거대기업을 더 거대하게 만드는 인수합병(M&A)이 CEO 급여를 감안해 추진돼서는 안되며 실패한 최고 경영자에게 ‘황금 낙하산’이라는 도피 기회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근본적으로 CEO의 일급이 노동자 연봉과 같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그 어떤 CEO도 타이거 우즈나 마이클 슈마허와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스톡옵션도 종종 격앙된 비판을 불러 일으킨다. CEO들에게 주식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책임을 실어 줌으로써 CEO의 이익과 다른 주주의 이익을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몇 몇 최고경영자들은 이득을 부풀리고 손실을 숨기는 데 스톡옵션을 이용했다. 이럴 경우 CEO들은 그들의 배를 불리는 대신 회사와 주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프랑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미국내 2명의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5%의 기업들이 스톡옵션 수혜자의 이득을 늘리기 위해 옵션 행사일자를 조작했다고 나타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특히 실리콘밸리에 흔했던 이런 날짜 조작관례를 엄벌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CEO 퇴직수당을 주주총회에 회부할 것을 규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또 최근 발생한 EADS 스캔들은 추가적인 법개정을 논의토록 하는 계기가 됐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총리는 CEO들이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 스톡옵션 행사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안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스톡 옵션이 법적으로 “규정돼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발언을 했다. 더 많은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받도록 수혜자 범위를 넓히자는 안도 있다.

최근 로랑 파비위 같은 몇몇 사회주의자들은 스톡옵션 행사를 금지하자는 급진적인 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법적으로 스톡옵션을 규정할 경우 이런 규정은 특별한 위기에 즈음해 제정됐기 때문에 부작용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기업지배구조와 CEO 보수에 대한 과세법을 제정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경우 법이 회사 이사진들의 상식과 분별, 책임감 등을 대체할 수 없다.

우리의 윤리를 뒷받침할 법이 필요하다면 이런 법의 근본원칙은 보수가 항상 업무 능력과 대고객서비스에 연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자와 주주, 그리고 일반 대중은 명실상부한 업적만을 보상해주는 기업들의 조치만을 정당하다고 여길 것이다.

/정리=anpye@fnnews.com 안병억기자

(라파엘 아다-르베는 파리 정치연구소 부교수이자 참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