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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日 서비스업계 ‘감성과 창조성’/이경환 도쿄통신원

이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02 18:24

수정 2014.11.04 19:50

“이랏샤이마세, 아리가토고자마시타.”

점심시간 도쿄 오피스가인 신바시역 주변에 가 보면 끊임없이 들리는 소리다. 점심시간 손님들에게 큰 소리로 반기는 점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손님들은 이러한 접대를 받으면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성과 창조성’이라는 키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전개하고 있는 서비스 성공 사례를 통해 ‘창조성과 감성’ 의 의미를 잘 알 수 있다.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시작되는 서비스

동물원하면 희귀한 동물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성공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런데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조그마한 동물원이 일본 전 서비스업계 대상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사히야마동물원이라고 하는 이 곳은 타 동물원들처럼 폐쇄 직전까지 갈 정도로 경영이 악화되기도 했다.

한때는 제트코스터와 같은 시설을 설치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고객의 발길을 지속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원이 원래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정의에서 위기 타개책을 찾기 시작하였다.

고객들이 동물원에 원하는 것은 직접 동물들과 접할 수 있는 환경임을 깨닫고 고객들이 동물들의 움직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완하고 동물들을 직접 만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결과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동물원뿐만이 아니라 아사히야마시에 연간 193억엔이라는 경제 파급 효과가 있을 정도로 그 인기는 폭발적이다.

고객의 목소리는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일본 리츠칼튼 호텔도 고객 만족도가 높은 호텔로 유명하다. 리츠칼튼 호텔측은 고객 만족을 위해 직원 만족을 우선시하고 있다. 직원의 만족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고 고객 만족이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리츠칼튼의 설명이다.

실제로 호텔 내 풀에 어떤 손님이 콘텍트렌즈를 빠뜨렸다고 한다. 이 때 그 손님은 거의 포기한 마음으로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데 이 말을 들은 직원이 20×8m 크기의 풀에 잠수해 한쪽을 20분 만에 다른 한쪽을 50분 만에 찾아주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사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직원 만족을 통한 자발적인 고객 서비스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접객 매너의 철처

유통업계에서 최고의 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유통업체 요쿠베니마루의 접객 서비스는 유명하다. 이 회사는 아르바이트, 사원, 임원, 사장 할 것 없이 전 사원을 대상으로 사내 접객자격 인증 취득이 의무화 돼 있다.

별 하나에서부터 별 7개까지 구분돼 고객에 대한 발성, 용어, 대화기술, 안내방법 등이 평가 기준이다.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매월 임원들이 전 점포를 순회하며 실제 조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연 4회 점포당 100명의 고객으로부터 점원의 접객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서비스 업계를 보면 한마디로 호황이다. 그렇지만 잘되는 기업과 못되는 기업이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잘되는 기업을 보면 먼저 종업원을 자산으로 생각하며 종업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번째로 창조적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서비스의 독창성은 물론이고 이제는 소비자와 접하는 그 순간부터 자기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독창적인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고객을 만들어 내도록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공 사례들을 보면 소비자들의 약 70%가 단골이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골을 만들어 나가는 감동 서비스가 비즈니스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비용 대비 수익이 맞지 않는다고 가격을 올려버리는 행위는 고객의 이탈을 더욱 촉진할 뿐이다. 창조적인 서비스 태도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해 주는 것이 경쟁에서 삶아 남기 위한 시발점이 돼야 한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감동을 제공하고자 하는 일본 기업들과 비교해 국내 업계를 보면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아직은 미흡한 감이 든다.

/leehw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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