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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은행·증권 “자통법 사로 도와야”

현형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4.26 23:02

수정 2014.11.06 02:48



서울국제금융포럼(SIFF)은 포럼 마지막 날 주제발표 때까지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는 참석자들이 대부분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의 마지막 날에는 참여 열기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근래에 보기드문 성공적인 행사로 기록되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국민은행, 산업은행,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선도 금융사 직원들이 대거 참여해 이틀간 해외 금융 전문가들의 발표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열기 띤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행사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개최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도 화제는 날씨와 건강유지 비결.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황건호 증권업협회장,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윤경희 ABN암로 대표 등은 좋은 날씨 이야기를 하면서 건강유지 비결도 한 마디씩. “갈수록 젊어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이 총재는 ‘일소 일소, 일노 일노(一笑 一少 一怒一老·한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그만큼 나이들어간다)’가 비결이라고.

황 회장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연희동 연세대 뒷산을 시간날 때마다 가볍게 등산하는 것으로 건강을 지킨다고.

○…첫날 CEO 간담회에 이어 이날도 으뜸 주제는 ‘자본시장 통합법’. 특히 ‘증권사 소액결제 허용’ 문제로 의견을 달리 해온 이성태 한은 총재와 황건호 증협회장이 테이블에 나란히 앉으면서 잠시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황 회장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 총재에게 “많이 도와 달라”고 하자 이 총재는 웃으면서 “이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는 부담이 되지만 한은은 증권쪽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 다만 “자통법의 최종 결론은 국회에서 결정된다”며 재정경제부 등과 내부적 조율이 끝났음을 시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오전에만 2건의 행사에 참석하느라 진땀. 이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본사가 주최한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 후 곧바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른 초청인사들보다 먼저 자리를 떠야 했다. 이 총재는 “바쁜 일정만 아니면 좀더 느긋하게 포럼을 즐기고 싶은 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리처드 티더링턴 JP모건 신흥시장 주식투자사장은 향후 JP모건 투자지역을 살짝 공개.

리처드 사장은 강연 후 질문시간에 JP모건이 주목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에 대해 묻자 브라질과 중동지역을 지목했다.
그는 “브라질은 이미 브릭스 국가로 오래 전부터 국내에서도 신흥시장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으나 아직까지 투자가 집중되지 않고 있으며 중동은 정치적, 종교적,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고 이라크 전쟁과 테러 등의 사회불안에 대한 선입견으로 제대로 시장의 가치평가를 받지 못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아난드 라다크리쉬난 프랭클린 템플턴 인도 부사장의 인도시장 진출 투자 전망에 대한 강연히 끝난 후 “이머징마켓시장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에 비해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난드 부사장은 “인도에 투자한 기업들은 기대치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말하는 반면, 중국에 투자한 기업들은 기대치에 비해 수익이 낮아 실망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아난 부사장의 답변은 뒤이어 강연을 기다리던 중국의 칭화 캐피털 단이 사장으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데이비드 페르난데스 JP모건 아시아 헤드는 “여러 번 한국에 왔지만 서울 국제 금융포럼이 열리는 이맘 때의 날씨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금융시장의 새 기회를 찾는 포럼의 의미와 서울의 봄 날씨는 너무 잘 어울린다”며 “금융포럼에 피크닉(소풍) 순서를 넣으면 어떻겠느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행사 중간에 경품추첨 이벤트가 열려 참석자들의 희비가 교차. 일부 당첨자들은 불운하게도 자리를 떠 재추첨을 벌이기도. 이날 다소 늦게 참석했다 당첨의 행운을 안은 모 은행 국제금융팀의 한 참가자는 “뒤늦게 나타나 상품을 타가니 일찍 온 참석자들에게 좀 미안한 감이 없지 않다”며 “내년 행사 때는 꼭 일등으로 참석하는 모범생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2004년부터 SIFF의 동시통역을 맡아오고 있는 국제회의통역사 송혜인씨와 임종령씨는 “해마다 발전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혜인씨는 “증권사 임직원들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내용”이라며 “이번 행사는 자통법 통과를 앞두고 시기가 매우 적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 직접 통역하면서 해외 금융트렌드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행사 이틀째인 26일에는 참석자 가운데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수가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개중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금시장통합법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김모씨(28)는 “취업시즌 ‘자통법’이 이슈가 될 것 같아 들으러 왔다”면서 “강연은 좋았지만 정작 외국 인사들의 강연은 국제적 트렌드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올해 처음 이 포럼에 참가한 이문재씨(한양대 대학원생·금융전공)는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서 많이 배운 것 같다”며 “행사가 너무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려는 욕심 때문에 한 분야를 특화시키지는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명.

/특별취재팀

■사진설명=서울국제금융포럼 참석자들이 강연 세션이 끝나는 휴식시간을 이용해 차를 마시며 이날 주제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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