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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서울국제금융포럼] <4>마이 후 틴 유앤아이 투자(주) 대표

안상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7 19:14

수정 2014.11.06 01:23



“베트남 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 비즈니스를 하기 전에 먼저 상대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베트남 진출 초창기, 한국 기업들은 지역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최근 베트남 문화를 고려하는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더욱 노력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98년 유앤아이 그룹을 설립해 베트남 최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마이 후 틴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세계 각지에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전략은 ‘그 나라에 대한 이해’라고 강조했다.

2006년 11월말 누계 기준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1250여개사다. 특히 2006년 한해만 미화 26억 8000만달러를 투자, 베트남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하며 베트남 진출에 관해 전략을 다시 정비해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26일 본지가 주최한 제8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하고자 방한한 마이 후 틴 유앤아이 투자법인 회장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만났다. 다음은 ‘베트남 경제 전망과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 전략’에 대한 마이 후 틴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최근 베트남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 올들어 전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베트남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장기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베트남 증시가 과열됐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2000년 100포인트로 시작된 베트남 증시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2년 전 베트남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41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94개에 이른다.

베트남 증시의 펀더멘탈이 받쳐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의 상황은 베트남 증시가 적정 수준의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 3월 주가지수가 1170.67까지 올라 연초대비 56%포인트나 상승했던 베트남증시가 지난달 말 923.89로 마감, 900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5월 4일에는 전일종가보다 9.73포인트 상승한 947.19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40억달러로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38% 수준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자본은 40억달러이며 한국인 투자는 10억달러(한화 1조원)에 이른다.

▲ 조정 과정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 늦어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진 완료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비정상적인 투자열기를 식히려는 베트남 정부의 증시 진정책이 자리잡으면 경착륙이나 버블 붕괴 등의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베트남의 주식가격이 기업가치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의견들이 많다. 현재 베트남 경제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 베트남 기업의 실적도 곧 따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베트남시장은 세계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은 시장이다.

▲ 베트남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경제가 전반적으로 분야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 3200㎞나 길게 이어진 해안선이 매우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한다. 관광산업이나 리조트를 포함한 서비스업이 향후 가장 많이 발달할 분야 중 하나라고 예상한다. 부동산 시장도 활발히 움직일 것이다. 많은 건물과 호텔들의 건설이 이어지며 경제성장과 함께 동반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규제도 점점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가고 있다. 10년 후 베트남은 아마 오늘의 말레이시아나 태국 정도의 경제수준에는 올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해 베트남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 지역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모습에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마음을 열고 있다. 이제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각 지역 문화 코드와 현지 정서, 거래 방식 등을 파악하는 데 기울인 노력과 현지 매출이 정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보아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류는 한국기업을 더욱 친밀하게 만든 하나의 계기다. 베트남 사람들의 한류에 대한 지대한 관심도 역시 한국기업과 한국자본이 베트남에 들어오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많은 한국기업이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데, 기회가 많은 산업은 어떤 것인가.

- 현재 천여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들어와 있다. 이 가운데 60%에 가까운 기업들이 흑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국 기업은 초창기에는 가구나 섬유 등 노동력 집중 산업에 많이 진출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나 금호타이어 등 첨단 기술 산업으로 옮겨갔다. 이런 순조로운 과정들이 곧 베트남의 많은 분야에서 기회가 많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최근 실적도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서비스 분야라고 예상한다. 베트남은 자연적 조건이 관광 산업에 유리하다. 많은 호텔과 리조트, 그리고 골프장이 생겨나고 있지만 항상 수요가 넘친다.

▲ 유앤아이와 한국 기업과의 협력관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베트남에 TV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한국의 SBS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하고 있다. 유앤아이 자회사에 증권회사가 있어 한화증권과 잠재적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며, 보광그룹과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과 사업교류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과 비슷한 면이 매우 많다.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기업과 10년 가까이 교류했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사업면허의 취득 방법을 제공하고 현지 시장정보를 전해주며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한국 기업과 협력하면서 느낀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일본 못지않게 물가가 너무 비싸다. 생활비가 높아지는 것은 모르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면에서 전혀 이득이 없다. 비싼 노동력 등으로 여러 산업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오히려 한국과 베트남에 협력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한국의 고급 기술과 베트남의 값싼 노동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 한국과 베트남은 점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어떤 역할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가.

-유앤아이는 10년을 이어온 투자 컨설팅 회사다. 많은 수의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를 할때 항상 도움이 되려고 노렸했다. 지금까지 200개 이상의 한국기업들이 우리를 통해 베트남에 자리잡았다. 항상 경영혁신과 변화를 꾀하는 한국기업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 그런 한국기업이 베트남과 협력하는데 있어 나의 역할은 이메일(tinmh@unigroup.com.vn)을 열어놓는 것이다.한국기업들 가운데 베트남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줄 준비가 되있다.

■유앤아이 마이 후 틴 회장은

마이 후 틴(Mai Huu Tin) 회장(38)은 건설, 부동산, 투자은행 등을 보유한 베트남 유앤아이그룹 창업자다.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개인투자자로 전세계의 부동산, 건설, 금융 등에 투자해왔다.

99년 빈듕지역에서 창업한 유앤아이그룹은 2000년 9월 건설시장에 진출, 2007년 현재 빈듕 지역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유앤아이 그룹은 2001년 회계와 부동산 시장으로 사업다각화를 본격화 했다. 유니회계社(Uniaudit)는 회계감사 관련 시장 수요 급증으로 설립, 2005년 수수료 수익기준 회계 관련 세계 8번째 회사로 급성장했다.
2003년 투자사를 만든데 이어 2005년 철강사를 설립, 현재 베트남 재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유앤아이그룹은 3개 투자은행을 포함해 총 18개 계열사를 갖고 있다.
미디어 방송사(TVM) 설립을 위해 한국 SBS로부터 방송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hug@fnnews.com안상미, 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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