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산층 가계 만족도 제자리…규제완화 ‘공감’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24 22:33

수정 2014.11.05 14:45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산층의 최근 3년간의 가계 경제만족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중산층의 상당수가 정부의 기업 규제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는 24일 제4차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결과 나타난 한국 중산층과 저소득층 등에 대한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두 기관은 미국 시카고대 주도로 세계 39개국이 참여해 있는 ‘국제사회조사기구’에 가입한 이후 2003년부터 연례적으로 KGSS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18세 이상 남녀 1605명을 상대로 조사됐다.

■중산층, 경제만족도 답보, “기업규제 완화해야”

중산층이 느끼는 가계경제만족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월평균 총가구소득이 200만∼499만원 사이인 중산층 비중은 49%로 지난 2003년 52%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이 느끼는 가계경제만족도는 답보상태로 총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과 500만원 이상인 상류층의 가계경제만족도가 3년 전에 비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의 생활수준이 부모세대와 비교해 좋아졌다는 중산층은 77%,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한다는 중산층은 23%였다. 직업이 상용직이라는 중산층은 76%, 맞벌이를 한다는 중산층은 70%에 달했으며 전반적인 결혼 만족도는 60%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생활 전반에 대해 상류층은 49%가 만족스럽다고 답했고 저소득층은 33%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산층의 경우 가장 많은 42%가 만족도 불만족도 아닌 중간상태라고 답해 답보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산층의 눈높이는 상류층이나 현실은 중간층에 속해 있어 사회에 대한 태도는 저소득층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업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중산층의 72%가 공감하는 것으로 답해 저소득층 63%와 상류층 71%와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는 상류층의 80%, 중산층 77%, 저소득층 73%로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중산층의 76%는 환경부문에, 35%는 국방부문에 정부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행복감, 소득수준과 무관

소득수준보다는 소득분배 상황이 행복감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에 따라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3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 월평균 100만원 미만 소득자는 2.23점,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는 2.25점으로 700만원 이상 소득자 2.22점보다 높게 나타난 것. 또한 200만원에서 3000만원 사이와 30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 만족도 역시 각각 2.13과 2.12으로 나타나 소득 수준이 낮은 가구보다 오히려 낮았다.

이동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빈곤에 대한 정의는 소득수준에만 연관돼 왔지만 소득수준보다 소득분배상황이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향후 복지정책이 현금이전 등 공공부조 위주에서 탈피해 교육과 문화, 일자리 창출 등 사회서비스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산층, 정부·정치권에 불신

중산층들은 우리 경제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보지만 정치에 대한 불신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해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중산층은 3년 전의 43%에 비해 48%로 늘어나 긍정적인 견해가 우세했다.

반면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 의견이 74%로 지배적이었다.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하다는 의견이 중산층의 49%를 차지했다.

신뢰하는 사회기관 역시 청와대와 지방정부, 중앙정부, 국회가 각각 13위, 14위, 15위, 16위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중산층이 가장 신뢰하는 사회기관은 공동 1위가 금융기관·의료계·학계였으며 공동 4위는 군대와 대법원, 6위는 시민단체, 공동 7위는 대기업과 TV방송사, 9위는 교육계, 공동 10위는 신문사와 종교기관, 12위는 노동조합이었다.

자본주의에 대해 중산층이 느끼는 이미지는 3년 전보다 더 부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로 물질적 풍요를 꼽은 중산층은 3년 전 31%에서 21%로 감소한 반면 빈부격차는 26%에서 32%로 경쟁은 17%에서 20%로 증가한 것.

한편 우리나라 중산층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1위로 건강을 꼽았다. 이어 가족, 돈, 친구, 종교, 일, 여가 순이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10위를 차지했던 종교가 5단계 상승했으며 일은 3위에서 3단계 하락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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