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명품]

이천쌀 밥 차지고 소화흡수도 잘돼



‘임금님에게 진상했던 이천쌀은 지금 생산되는 쌀과 같은 것일까.’

얼핏 생각해보면 같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완전히 다르다.

‘이천쌀’은 이천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되었던 특수한 재래종 ‘자채벼’를 일컫는 것이며 밥맛이 유별나게 좋기 때문에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는 진상미로 유명하다.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경기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쌀로 밥을 지어 진상했는 데 맛이 좋아 자주 진상미로 올리게 됐다

그러나 재래종 ‘자채벼’는 지금 완전히 멸종됐다. 자채벼는 뛰어난 맛에도 불구하고 수확량이 적어 일제강점기 추청미 등의 신품종이 재배되면서 점차 줄었다. 광복 이후 일부 농가에서 재배해 왔으나 다수확 품종이 보급되면서 60년대 이후 자채벼 품종은 완전히 멸종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이천쌀’이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쌀은 사실 알고 보면 여느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종인 추청미이다.

그러나 이천쌀은 여전히 우리나라 쌀을 대표하고 있다. 똑같은 품종을 심었더라도 이천쌀은 타 지역에서 생산된 쌀보다 밥맛이 더 좋다. 그 이유는 첫째, 깨끗한 물이다. 이천 농민 88%가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다.

이천 물이 좋다는 증거는 OB맥주, 진로소주, 해태음료, 샘표간장 등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공장들이 이천에 위치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천혜의 기후를 들 수 있다. 내륙 중앙에 위치한 분지형 지형으로 계절의 기온 차와 밤낮의 일교 차가 크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며 결실기에 일조량이 더 많아 쌀 재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게다가 이천의 토양은 화강편마암에 기인한 회적갈색의 점토 함량이 높고 마사토로 이루어져 물 조절이 잘 되며 생육 후기까지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동국여지승람(조선 성종 때 지리역사책)에 보면 이천은 땅이 넓고 기름진 곳으로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해 임금님께 진상하는 쌀의 명산지라 했다.

이천쌀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이천쌀을 연구한 건국대 김광호 교수팀은 보고서에서 “이천쌀은 알칼리에서 잘 분해되어 소화흡수 및 취사시 뜸드는 정도가 양호하고 밥의 찰기를 떨어뜨리는 아밀로스 함량(17.2∼19.7%)이 낮아 양질미 허용범위 내의 이화학적 특성을 보여 밥맛이 좋다”고 밝혔다.

관개수에는 타 지역에 비해 밥맛을 좋게하는 마그네슘(Mg) 등 무기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이천쌀은 쌀 농사에 가장 적합한 입지적 조건과 최상의 쌀을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농민들의 땀이 만들어낸 명품이다.


이천시가 95년 전국 최초로 이천에서 생산되는 쌀에 ‘임금님표’란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이천쌀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

이천시에서는 연간 약 5만t의 쌀이 생산되며 이천시와 농협이 직접 정미기로 벼를 찧어 이천쌀의 브랜드인 ‘임금님표’ 도장을 찍는다.

현종기 임금님표 이천쌀 운영본부장은 “이천지역에서 판매하는 쌀 모두가 이천쌀은 아니다”며 “포장지에 임금님표가 붙어 있지 않고 이천 내 정미소를 표시했으나 뒷면에 국내산으로 기재해 포장한 것은 이천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