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해외건설 300억弗시대 눈앞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이 현재까지 2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연말까지는 300억달러를 육박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지난 40년간 중동의 열사와 오대양 육대주의 오지에서 흘린 우리 건설역군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경축할 만한 일이다. 해외건설은 1968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필두로 시작됐으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에 힘입어 본격화됐다.

이후 수주 규모는 1975년부터 급격히 커져 1981년에는 연간 수주액이 137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건설 수출국이 됐다. 1980년대 중반 이후엔 침체기를 걸어오다 지난해부터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해외건설은 양적인 성장만큼이나 질적인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1981년에는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주했으나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60%로 낮아졌고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의 수주가 나머지를 채웠다. 해외 건설업체도 대폭 늘어났고 일부 중소 건설업체들의 신규 진출과 이들 업체의 개발형 부동산 사업이 크게 늘어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만족하기에는 아직 아쉬움이 많다. 세계 해외건설 시장규모는 1981년 1200억달러에서 2006년에는 22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런 사실에 비춰보면 현재의 수주고는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다. 20년 전에는 집계도 되지 않던 중국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내용 역시 개선할 점이 많다. 우선 플랜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부담이다. 원천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선 플랜트 수주가 기대만큼 부가가치를 높여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플랜트는 전체 해외시장의 35%에 불과한 데다 시장구조가 석유화학 중심에서 가스, 에너지, 담수 분야로 재편되는 과도기에 있어 추가적인 수주 확대도 쉽지 않다.

따라서 건설업체는 플랜트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하고 건설관리 능력을 배양해 외국인력을 활용한 토목, 건축 분야의 수주에 주력해야 한다. 세계 해외건설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 대한 진출도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건설외교를 더욱 강화하고 공적개발 원조 확대 등을 통해 해외건설 사업 환경을 더욱 좋게 조성해야 한다. 나아가 외국에서 기술력과 언어·문화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전문인력 육성에도 매진해야 한다.
1994년 이후 인상되지 않고 있는 해외근로자 비과세 한도액을 월 100만원에서 월 300만원 수준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해외건설이 유사 이래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업이나 국가는 더욱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60주년을 맞은 건설산업의 구호인 ‘국민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건설 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다.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