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공작소’ 르노삼성 기흥 중앙연구소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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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인간의 필수품, 자동차.

미래의 자동차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를 찾았다.

이 연구소는 지난 93년 삼성자동차 당시 건설됐으며 지난 2000년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하면서 중앙연구소로 새롭게 탄생한 곳.

르노삼성이 앞으로 어떤 자동차를 만들지, 현재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중앙연구소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 봤다.

■발가 벗은 ‘산타페’와 ‘투산’

제일 처음 들어간 곳은 배기가스를 측정하는 차량배기가스 실험실.

이곳에는 놀랍게도 르노삼성 차가 아닌 국내 A자동차의 SUV 주력 제품인 2개모델이 발가 벗은 상태로 실험을 당하고 있었다.

르노삼성이 조만간 선보일 르노그룹의 첫 SUV 작품인 ‘H45’와 비교하기 위해 실험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만족스런 결과치가 나왔는지, 르노삼성 P/T 실험실 서승우 팀장은 연신 ‘H45’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다.

모든 면에서 A사 차보다 낫다는 것이다.

보안때문에 실험결과치를 볼 수는 없었지만 르노삼성은 ‘H45’가 A사차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A사 이외에도 프랑스에서 건너 온 르노의 세닉과 메간 등도 실험실 곳곳에서 눈에 띄였다.

■꼼짝마라, ‘전자파’

차량배기실험실을 거쳐 전자파 적합성 평가(EMC) 실험실로 자리를 옮겼다.

전자파 적합성 평가란 차량 전체 또는 차량에 탑재된 전장품에 대한 전자파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차량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노이즈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급발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전자파를 측정, 차량의 안전성을 평가한다는 게 박현우 전장통합기술팀 과장의 설명.

200V/m 이상의 강한 전파환경을 조성, 차량의 ABS동작까지도 확인한다는 것.

쉴드 룸(전자파 차폐질) 안으로 들어서자 위장막으로 둘러쌓인 차량 한 대가 턴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위장막으로 가려있어 어떤 차량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르노삼성이 개발중인 신형차량임에 틀림없었다.

민감한 반응을 보인 연구원의 저지로 차량 가까이는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차를 ‘깨고 또 깨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찾은 곳은 충돌시험장.

조명이 켜지자 위장막으로 가려진 차들이 일렬로 주차돼 있다.

조만간 충돌 테스트를 할 모양인 양 충돌시험장은 전운이 감돌았다.

실내 체육관 정도의 크기인 중앙연구소 충돌 테스트장에서 시험에 시험을 거듭, 안정성 평가를 받은 차만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도공이 가마에서 꺼낸 도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그자리에서 그대로 깨버리는 것과 흡사한다고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될 듯 싶다.

양산되기 전에 수작업을 통해 만든 차기 때문에 충돌 테스트장에 들어온 차량의 가격은 수천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H45’ 나오기까지 산파역 맡는 중앙연구소

신차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것일까.

르노삼성측은 신차 개발 과정을 선행개발 단계→ 상품기획서 작성 단계 →제품계획 단계 →설계구상 단계→시작설계 단계 →시작(Proto) 단계→양산 설계 단계→양산 준비 단계→양산 개시(Start Of Production)단계 등 모두 9단계에 걸쳐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처음 선행개발단계에서 양산 개시까지 3∼5년은 기본. 투자되는 자금만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것.

시장동향과 기업목표, 상품 포지셔닝, 판매 목표 지역, 차종 구성, 가격 대당 코스트 등을 세밀히 검토, 신차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르노삼성측은 소개했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차 연구소에서 진행되며 르노삼성 기흥 중앙연구소는 이런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규모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르노삼성측은 강조한다.

조만간 선보일 ‘H45’ 역시 중앙연구소가 산파역할을 했다.


디자인은 중앙연구소 디자인센터가 주축이 돼 작업을 끝냈다. 여기에 닛산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접목됐다.

르노삼성이 ‘H45’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사진설명=경기도 기흥 르노삼성차 중앙연구소의 전자파 실험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