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김영찬 박사의 9988 건강코너] 성기능저하 남성 자위,섹스기피증 낳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01 16:04

수정 2014.11.04 23:17



“혼자서 기분을 푸는 게 더 좋습니다.”

대기업 이사인 40대 초반의 P씨는 한 달에 두 번씩 자위행위를 한다. 부인과의 섹스도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로 하면서 자위행위를 즐긴다. P씨는 또 발기가 딱딱해지지 않아 부부관계를 끝까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신경도 쓰였지만 부인이 이해해 그럭저럭 지내왔다. 그러나 정작 P씨의 마음은 항상 무거웠다.
부인은 남편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P씨는 부인에게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P씨의 부인은 잘 나가는 회사의 간부 사원으로 근무하고 여성 운동가로 여성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능력이 있는 부인이었지만 남편에게는 편하지 못한 상대였다.

P씨는 혼자서 하는 자위행위가 성 파트너를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접하게 되었다. ‘혹시나 잘 되지 않을까, 마누라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생각이 드는 것보다 혼자서 하는 자위행위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P씨와 같은 입장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위행위를 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남성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실제 성 행위보다 자위행위를 부담없이 생각하게 된다. 실제 남성 클리닉을 찾는 환자의 72%가 자위행위를 편하게 여긴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을 하고 있다. 이 숫자는 발기가 원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 빈도가 높은 것이다. 어떤 남성은 자위행위를 하는 자신이 처량해져서 아예 섹스를 피하는 섹스 기피증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본인이 즐기는 정도에선 적당히 자위행위를 해도 무방하다. 사정을 아예 하지 않고 참는 것보다는 훨씬 좋기 때문이다. 성적 쾌감을 즐기기 위해 혼자서 하는 자위행위는 실제의 성 관계에 비하여 자연스럽지 않다. 따라서 신체적 건강이나 정신적 안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위행위는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의학 학술지에는 자위행위가 오히려 전립선 질환과 정신적 안녕감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성생활은 어떠한 여건에서도 지속적으로 영위하는 것이 남성의 기능 유지에 좋다. 실지 섹스 행위가 부담스럽다고 성 충동을 억제하면 정신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다. 그러므로 일종의 성행위라고 할 수 있는 자위행위는 경우에 따라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자위행위를 적당히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주기도 하며 정신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더 바람직한 것은 성 파트너와 거리감 및 부담감을 해결해 자연스러운 화합을 이루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인과 터놓고 하는 대화가 필요하며 부부 서로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포르테 네트워크 대표원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