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눈물샘 자극 감성홍보 부활



‘감성(感性) 홍보전’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기타를 치고 홍보 CF에서 눈물을 흘리고 이른바 ‘부산 자갈치아지매’가 등장, 서민생활고를 애절하게 소개해 유권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감성홍보전이 이번 대선에서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짧은 선거운동 일정과 전달력에서 기대효과가 크다는 장점 때문에 각 대선주자 캠프측에서 감성홍보를 사실상 선거운동의 한 방식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여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유세 이틀째인 28일 홍보전에서 ‘욕쟁이 할머니’를 내세웠다. TV광고에서 “이놈아! 배고프면 밥 처먹어라, 지난번엔 청계천을 만들었으니 이번에는 경제를 살려내라”고 이 후보를 호통친다. 욕쟁이 할머니로 등장하는 강종순씨는 실제 서울 낙원동에서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후보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욕쟁이 할머니의 입을 빌려서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다.

이 광고를 기획한 선대위 정병국 미디어홍보단장은 “이 후보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광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신당 정동영 후보의 홍보 광고는 정 후보의 가난에 찌들었던 어린시절의 고단함을 소개하면서 현 경제실정에 대한 사과를 통해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후보의 신사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잊지 않은 채 누구보다 서민의 애환을 잘 살필 수 있다는 ‘서민적 이미지’를 통해 ‘친근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는 후문이다.

김교흥 홍보본부장은 “정 후보가 걸어온 살아있는 이력을 그대로 투영함으로써 서민후보이자 우리네 이웃같은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로 승화시킨 셈”이라며 “참여정부의 공과를 피하지 않고 승계하겠다는 정 후보의 진정성이 국민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표현됐다”고 밝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귀족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서민후보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금전적 부담이 수반되는 TV광고보다는 서민들의 실생활속으로 직접 파고드는 ‘정공법’을 택할 예정이다.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막대한 물량공세을 퍼붓는 이명박·정동영 후보와 달리 ‘단기필마’의 혈혈단신으로 서민생활 속에 직접 뛰어드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서민후보 이미지 전달에 효과적이라는 역발상에서다.

■동정심 자극…정책 및 인물론 실종 우려

이른바 ‘감성적 홍보전략’은 유난히 정(情)문화가 많은 우리의 정서를 충분히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한정된 선거운동을 펼쳐야 하는 주자들로선 더할나위 없는 홍보방식이다.

백마디의 말이 필요없이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후보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심어줘 오랜시간 부드러운 잔상을 남겨놓기 때문이다. 또 오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키는 고도의 ‘포장기술’이 동원되기도 한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노 대통령 탄핵으로 코너에 몰렸던 한나라당을 기사회생시킨 것은 박근혜 대표의 눈물어린 호소였고 추미애 전 의원의 ‘삼보일배’ 역시 유권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했던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책과 인물보다는 동정심에 호소하는 감성정치의 폐단을 지적하기도 한다.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등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자칫 감성에 함몰돼 그릇된 판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전용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