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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박사의 9988 건강코너] 20대 性장애 남자 환자 의외로 많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5.26 16:03

수정 2014.11.07 03:30



제주도에서의 일이다. 우연히 신혼 부부 한쌍이 우리 일행 옆에서 호텔 체크 인을 했다. 그 신혼부부의 인상은 남의 시선을 끌 정도로 매우 대조적이었다. 신부는 짙은 화장을 하고 뚱뚱한 몸매에도 미니스커트를 입은 대담한 모습인데 비해 남자는 작은 키에 평범했다. 행동도 신부가 적극적이었다. 신부가 직접 나서서 호텔 수속을 했고 남편은 그냥 가만히 뒤에 서 있었다.


요즘 남성보다 여성이 더 활동적인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나 성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로서 보는 눈은 조금 다르다. 그들의 첫날 밤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여성이 지나치게 남성을 압도하면 남성의 기능은 기를 펴지 못하게 된다. 신혼 첫날 밤에 발기부전으로 인해 클리닉을 찾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20대에는 성기능이 워낙 왕성하다. 남성의 발기 각도(배와 음경이 이루는 각도)는 20대에는 약 150도 정도를 유지하며 주전자를 걸어놓아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의외로 20대의 젊은 나이에 잘 작동을 하지 않아 성(性)장애 클리닉을 찾아오는 환자는 예상 외로 많다. 신혼 초에 남성을 감정하려고 양쪽 집안 식구 입회 아래 클리닉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혼 남성의 성기능 장애는 당뇨나 고혈압 등의 질환에 의해 혈관이 좁아져 있거나 위장약·향정신성 등의 약물에 의한 경우, 사고에 의한 신경 손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주로 심인성이 많다. 특히 신혼초기의 성 문제는 여자의 과거가 문제가 된다든지, 여자가 너무 강해 남자가 심리적으로 부담과 거부를 느낀다든지, 양쪽 집안과의 갈등 등 심리적 요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조루증도 미혼 남성을 괴롭히는 질환이다. 과도한 자위 행위, 전립선 질환, 호르몬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다. 누나와 함께 클리닉을 찾은 31세의 평범한 회사원 Y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생님, 정도가 조금 심한 편입니다. 여자의 탄력 있는 몸이 닿기만 하면 나와 버립니다. 심지어 여자와 스치는 꿈만 꾸어도 사정없이 뿜어 나옵니다.”

총각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과민성 조루증상이다. 이런 환자에겐 심리적 불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Y씨는 중학교 때 혼자서 자취하며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의례적으로 죄 없는 페니스만 흔들곤 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Y씨가 이런 자위 행위에 심한 죄책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유형의 조루는 적절한 치료와 결혼 후에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미혼 남성의 성장애는 발기부전이든 조루증이든 원인을 신속하게 알아서 치료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안이한 생각을 하면 사태는 더욱더 심각해진다.
따라서 이런 증세로 고민하고 있는 남성들은 행복한 부부생활을 훌륭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전문가를 빨리 찾아야 한다.

/경기도립의료원 의정부병원장youngkim2004@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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