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없이 싹틔우는 유전자 발견



국내 연구진이 식물 씨앗의 발아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KAIST 생명공학과 최길주 교수는 애기장대라는 식물에서 빛이 없어도 싹이 트게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최 교수는 이 유전자에 로마신화에 나오는 ‘잠의 신’에서 따온 ‘솜너스(Somnus)’라는 이름을 붙였다.

씨앗은 보통 수분과 온도 등 외부 조건이 맞으면 싹을 틔우는데 여기서 빛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빛이 없으면 싹을 틔워도 광합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생식물들은 대부분 빛이 있을 때만 싹을 틔우는 광발아성을 갖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씨앗의 휴면과 발아 조절에는 씨앗 내 앱식산과 지베렐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 조절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빛이 없으면 앱식산이 증가하고 지베렐린이 감소하면서 씨앗의 휴면이 길어져 발아가 억제되고, 빛이 있으면 앱식산이 감소하고 지베렐린이 증가하며 발아가 촉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태다.

최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돌연변이 애기장대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애기장대 씨앗 중 어두운 곳에서 싹이 트는 것만 골라 재배한 뒤 다시 씨를 받아 발아시키는 과정을 통해 어두운 곳에서 싹이 트는 돌연변이체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돌연변이체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으며 이 유전자가 앱식산 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고 지베렐린 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솜너스의 존재와 기능을 알아낸 것이다.

최 교수는 “솜너스 돌연변이체들은 빛이 없는 곳에서 발아하지만 성장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며 “이 유전자는 발아과정에서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연구는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발아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씨앗의 발아성질을 유전공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았다는 점에서 종자산업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솜너스 유전자 돌연변이로 어두운곳에서 싹이 튼 애기장대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