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등급위 “앱 스토어를 어쩌나”



애플 아이폰과 아이팟 전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 ‘앱 스토어(App store)’의 등장에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화된 현실을 국내법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이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려놓으면 전 세계 사용자가 동일하게 해당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을 수 있는 앱 스토어이지만 한국 사용자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다 해도 곧바로 모바일 게임을 다운로드받지는 못한다. 모든 게임들은 한국 출시 이전에 게임등급위로부터 등급 판정을 받아야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서다.

원칙적으로는 수백 개의 전 세계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등급위에 개별 게임들에 대한 사전 심의를 신청, 통과해야만 비로소 한국 이용자들이 해당 아이폰용 게임들을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사실 게임등급위의 용량을 압도하는, 한마디로 불가능한 얘기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사전에 게임연령등급을 받지 않고 게임을 공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이 있지만 이것도 별 쓸모가 없는 형편이다.

앱 스토어에 상품을 업로드한 건수가 수백·수천 건에 달하는 데다 대부분 국내법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외국 개발사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산 모바일 게임사들도 속속 앱 스토어 진출 계획을 밝히고 있어 게임등급위의 고민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사실 앱 스토어와 같은 글로벌 서비스에서 다운로드받는 국산 게임에 대한 심의는 아직까지 이뤄진 전례가 없다.

실제로 지오인터랙티브는 내년 상반기까지 5가지 이상의 아이폰용 게임을 개발, 첫 작품을 올 연말 앱 스토어에 등록하기로 했다. 컴투스도 디즈니 캐릭터를 덧입힌 ‘액션퍼즐패밀리’와 ‘미니게임천국2’를 앱 스토어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등급위는 일단 이처럼 앱 스토어에 진출하는 국산 게임들에 대해서는 일부 기준을 정립한 상태다. 가급적이면 심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

게임등급위 관계자는 “심의부처에서는 국산 모바일 게임이 내용이 바뀌지 않은 채 앱 스토어로 판매처만 다변화할 경우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면서 “일부 내용을 변경해 앱 스토어에 등록할 경우 온라인 게임처럼 간소화된 ‘패치 심사’를 받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새로운 게임이 등록되거나 콘텐츠가 상당부분 수정되는 경우 지금까지처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게임등급위는 외국산 게임에 대해 ‘원칙대로라면 전부 심사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아직까지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만 거듭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임등급위 관계자는 “앱 스토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심의기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만큼, 아이폰의 국내 발매가 확정될 경우 애플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업계와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