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여대 ‘좀비피씨’ 만들어 포털 검색순위 조작

대형 포털 사이트에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자신들이 만든 악성프로그램이 다운되도록 유도한 광고대행업체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이 깔린 네티즌들 컴퓨터를 이른바 ‘좀비피씨’로 이용해 광고주들의 업체 이름 등을 반복 입력함으로써 검색 순위를 올리거나 반대로 경쟁업체를 순위에서 사라지게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좀비피씨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용자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원격으로 컴퓨터를 조정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는 14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I사 신기술사업부 부장 안모씨(37)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이 회사 대표 강모씨와 프로그램 개발자 안모씨, 이모씨 등 공범들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I사는 지난해 5월 이씨 등에게 700만원을 주고 악성프로그램 ‘eweb.exe’를 제작하도록 해 인터넷에 유포했다.

이 프로그램은 네티즌들이 포털 검색창에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다른 홈페이지나 사이트 주소(URL)를 차례대로 방문토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네티즌이 ‘P2P’를 검색했을 경우 I사가 운영하는 무료 P2P 사이트 www.p2pbox.com가 검색 순위에 나타난다.

네티즌들이 이 사이트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로그램과 웹을 연결시키는 ‘Active X’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I사는 ‘Active X’ 안에 ‘eweb.exe’를 숨겨 놨다가 두 프로그램이 함께 컴퓨터에 설치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안씨 등은 이를 통해 2007년 10월부터 지난달 2일까지 네티즌 5만여명의 컴퓨터에 악성프로그램을 감염시켰다. 이 가운데는 국가기관 및 주요 기업 컴퓨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 등은 2007년 12월∼2008년 5월 이 같이 원격 조정할 수 있는 네티즌들의 컴퓨터로 광고주 5곳의 경쟁 꽃배달 업체의 홈페이지를 12만여 차례 마구 클릭, 포털의 ‘스폰서 링크’에서 사라지게 해 해당 업체 등에 2억7000여만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스폰서 링크는 광고를 희망하는 업체가 클릭당 값을 정해 놓고 경매를 통해 1위부터 5위까지 노출되는 방식으로, 이들은 미리 충전된 광고비가 소진되면 자연스럽게 검색순위에서 없어진다.

따라서 광고주들이 광고비 단가를 낮게 책정했더라고 우선순위에 있던 경쟁업체가 사라지면 자신들의 광고가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점을 노린 것이다.


안씨 등은 아울러 2006년 12월∼2008년 10월 광고주 117곳의 의뢰를 받아 이들 업체가 ‘연관검색어’, ‘자동완성어’ 등을 통해 검색 순위에 나타나도록 해주고 3000만원을 받거나 기존 거래를 유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악성프로그램으로 광고주 이름을 반복 입력하는 수법이었다.

검찰은 안씨 등이 감염시킨 컴퓨터가 더 있으며 다른 수법을 통해 광고 효과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