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계속 떨어지니.. 장기전세주택 매력에 ‘금’ 가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주택불황기에 인기몰이를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올 들어 처음으로 공급된 8차 시프트는 역전세난 등 극심한 주택경기 불황에도 1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나 홀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3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경기 침체로 실수요자들이 ‘자산가치’보다는 ‘실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게 시프트가 뜨는 주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집값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선뜻 내집 장만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자기자금 부담이 작고 역세권 등 입지 여건도 양호한 곳에 공급되는 시프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역전세 대란 등이 이어지면서 시프트의 전세가격이 주변 시세와 별 차이가 없어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시프트 전세가격을 시세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주택 서민의 ‘안정적 거주지’ 자리매김

시프트는 지난해 첫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공급됐다. 주변 전세시세의 80% 선에서 20년간 내집처럼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재계약 때는 전세보증금 상승 폭이 연 5% 수준으로 제한돼 있어 자금마련도 안정적이다.

시프트는 공급지역과 유형도 다양하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공급되고 은평뉴타운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지구나 재개발 및 재건축단지에서도 공급된다.

특히 시프트가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비결은 서울의 입지 여건이 양호한 곳에서 공급되기 때문이다. 또 입주 후에도 청약통장으로 다른 일반 분양아파트에 청약이 가능하고 청약가점도 쌓을 수 있다.

■전셋값 하락세…시프트 보증금 메리트 줄어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시프트가 시중의 ‘전셋값 급락’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전셋값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변 전셋값의 80% 수준으로 공급되는 시프트가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주변 전셋값과 비슷해진 곳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라온유아파트단지의 경우 시프트 84㎡ 전세보증금은 1억4500만원인데 이 아파트 일반 전세가격은 1억5000만원으로 차이가 없다. 은평뉴타운 1지구에 공급된 84㎡ 시프트 보증금은 1억2630만원이지만 인근 지역의 전셋값은 계속 하락, 현재 1억3000만원 선이다. 보증금이 싸다는 게 시프트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가격 하락세로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 SH공사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의식해 주변 전셋값과 연동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시프트 2600여가구 공급 예정

SH공사는 올해 서울 시내에서 2600가구 정도의 시프트를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공급물량(3359가구)보다 줄어든 것이다. 올해는 마포구 상암동 상암2지구와 서초구 양재동 시유지 시범지구에 각각 1400여가구와 750가구의 시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택지지구에서 2200여가구, 재건축단지에서 400여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라는 게 SH공사 측의 설명이다.
택지지구의 경우 송파구 장지지구, 강동구 강일지구(5·7단지), 중랑구 신내2지구, 은평구 은평2지구, 노원구 상계 장암지구 등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올해 시프트 공급물량을 당초 5000가구 이상으로 계획했지만 정부가 상당수 물량을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키로 함에 따라 시프트 물량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2010년 1만3413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하는 데 이어 2011년 이후에는 연간 3만여가구씩의 시프트를 대거 공급할 예정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