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BC 역할,정책금융 조정에 한해야” 설비투자와 금융포럼



산업은행 민영화 이후 정책금융을 담당할 한국정책금융공사(KPBC)의 역할이 기존 정책금융 기관들의 기능을 최적화하는데 필요한 브레인(핵심) 역할 수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KPBC의 규모와 기능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은 산은 민영화의 기본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한남동 한남클럽에서 열린 ‘설비투자와 금융포럼’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림대 윤석헌 교수는 “산은 민영화 추진 정책은 시장마찰을 야기하는 국책은행 지원방식보다는 시장의 자율적인 공급 방식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기존 정책금융기관들과의 조율 없이 KPBC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민영화의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KPBC의 기능은 기존의 정책금융기관들과 매트릭스 체계를 구성, 해당 기능의 체계적 활용을 위한 핵심 역할 수행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연구원 김동환 경영연구실장도 “산은의 법적으로 인정받은 자본금이 10조원인데 비해 KPBC는 자본금 15조원에 더해 자본금 규모의 30배까지 채권을 발행할 수 있어 조직이 산은보다 비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KPBC의 주 역할을 정책금융업무 조정에 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KPBC는 정책금융기관 협의체 센터로서 정책금융기관들 간 그리고 정책금융기능 수행 기관들 간의 정보교류 및 업무협조체제 구축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KPBC에 보증업무를 허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업무와의 중복에 의한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경기대 이기영 교수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정책금융의 양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 채널의 문제”라며 “현재의 신·기보 구도에 더해 KPBC까지 생긴다면 보증 지원체계는 중구난방으로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지원 기관들 간의 정리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기존 보증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해당 업무 기능을 KPBC 아래 통합해 보다 효율화된 정책금융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금융회사를 통해 중소기업들에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전대(On-lending) 방식이 자칫 민간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져 정책금융의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윤 교수는 “전대 방식의 지원 과정에서 민간 금융기관은 단순 중개기관으로만 활용하고 수익과 위험의 100%를 전대계정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 민영화 관련 산은법 개정안과 한국정책금융공사법 제정안은 최근 국회에 상정돼 2월 임시국회 중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