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대통령 서거]

노 전 대통령, 극단적 선택… 왜?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검찰 수사로 인한 심리적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40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지난달 30일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이 때문에 자신의 상징처럼 내세웠던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씻을 수 없는 이미지 실추와 낙담, 억울함이 복합적으로 겹쳐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다며”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지지자)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되고 저를 버리셔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 자존심 강한 노 전 대통령이 박 전 회장의 돈을 받지 않았다며 적어도 법적으로는 거리낄 게 없다고 누차 해명했는데도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자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부패 혐의가 언론에 알려진 이후 지난달 7일 홈페이지글에서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사과의 뜻을 표시하면서 부인 권양숙 여사가 자신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박 전 회장의 돈을 받아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의 수수 주체라는 혐의를 거두지 않았고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언론들이 근거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밖에 검찰 수사가 자신과 부인 권 여사 뿐만 아니라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에게로까지 뻗치자 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을 극단적 선택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검찰과 언론이 아예 봉하마을 얘기는 들어주지도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로 몰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 아니겠느냐”며 “검찰이 한 사람을 정치적으로 매장시킨 타살행위를 한 것으로, 해도 해도 너무했다”고 비난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