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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국제신약포럼] 강연/김두섭 前머크 수석연구원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18 18:16

수정 2009.06.18 18:16



신약 개발에는 10여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단기간에 신약을 탄생시킨 성공사례도 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블록버스터로 인정받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가 그 예다. 자누비아는 지난 2008년 전세계 77개국에서 2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누비아를 개발한 머크는 지난 1999년 개발을 시작해 약 7년만인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보통 신약개발 기간이 10∼15년임을 감안하면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여기서 배울 점은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자누비아 개발 초기 머크는 타깃으로 삼은 ‘DPP-4’ 단백질 분야에서 경쟁사인 노바티스보다 5∼6년이 뒤처진 상태였다.

하지만 당뇨병은 서구식 생활방식의 확산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데다 전체 당뇨환자의 90%가 인슐린은 생산이 되지만 그 생산량과 분비능력이 불충분한 인슐린 비의존성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어 치료제 개발이 절실했던 터였다. 머크는 과감히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자누비아는 기존 약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단백질 효소의 독성을 관찰하기 위해 세가지 단백질 효소(DPP-4, DPP-8, DPP-9)를 비교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DPP-4를 제외한 나머지의 독성이 치명적이라는 것을 발견했고 ‘DPP-4’ 억제제를 찾아나섰다.

물론 연구 초반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노바티스가 ‘DPP-4’에 대한 혼합물의 특허가 있었기 때문에 연구를 위해 이를 사용하겠다는 라이선싱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개발해 낸 ‘시타글립틴(자누비아의 주성분)’은 수 차례의 임상전 독성연구과정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인슐린이나 글루카곤은 물론이고 체중 조절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DPP-8과 DPP-9의 독성을 제거해 제약 시장에서 벌어지는 당뇨 전쟁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특별취재팀

△피츠버그대학교 화학과 화학 박사 △콜럼비아대학교 박사후연구원 △머크제약연구소 연구원장 △전 머크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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