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불가능하면 표결이 민주주의 절차”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22일 미디어법 직권상정 처리 배경과 관련, “여야간 무의미한 협상을 무한정 지속시킬 수 없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찾아가되 더 이상 합의가 불가능하다면 결국엔 표 대결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절차”라고 26일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대변인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비록 합의는 되지 않았으나 미디어법이 ‘누더기법’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정된 것은 의장으로서 그동안 강력하게 협상을 종용하고 타협안도 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장의 이날 언급은 미디어법이 강행 처리된 지 4일 만에 나온 첫 반응이다.

김 의장은 이윤성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긴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사회를 피하거나 주저할 아무 이유가 없었다”면서 “다만 그날은 야당이 모든 출입문을 봉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의 진입계획이 무산되는 상황속에서 상대적으로 경계가 덜했던 이 부의장이 먼저 야당의 저지를 뚫고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본회의 개의 예정시각에서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3시 30분경 사회권을 넘겼다”면서 “제가 받아야할 모든 비난과 오해를 인간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수준까지 받고 있는 이 부의장에게 참으로 가슴 아픈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당일 처리된 미디어관련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의장의 결단으로 본회의 표결에 부친 것”이라면서 “반대로 비정규직보호법은 의장의 결단으로 직권상정하지 않은 것이고 모든 책임은 의장에게 있으며 사회적 책임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선의 안은 아니지만, 이 법의 개정으로 우리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고 시청자 주권과 여론다양성이 어느 정도 확장되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미디어법 처리에 따른 갈등 해소 방안과 관련, “먼저 기득권층이 양보하고 새로운 세력의 참여를 허용해 공정하게 경쟁해야만 우리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번에 일어난 국회내 불법행위, 특히 외부세력이 무단으로 의사당에 침입한 것은 헌정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철저히 조사해 엄중 처리할 것”이라며 “국회의 규칙, 법령, 의사일정 작성방법 등에서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 또 다시 확인됐다”면서 기 제출된 국회제도개선관련 법안의 우선 처리를 주문했다.


문제가 된 방송법 재투표의 적법성 논란과 관련, “이미 야당이 사법기관에 의뢰한 만큼 법적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대리투표는 어떤 경우든 용납될 수 없다. 대리투표가 있었는지 여부는 사실관계에 관한 것인 만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이 제출한 의원직 사퇴서 처리 여부와 관련, “정치적 문제로 판단하고 수리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설명했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