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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박사의 9988 건강코너] 나이들면 작아지는 ‘남자의 상징’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10 16:46

수정 2009.08.10 16:46



“남자로서 내 인생은 이제 끝난 것 같습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P씨(62)는 좌절스러운 듯 이렇게 호소했다. P씨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고환이 매우 작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수염도 자라지 않아 면도를 하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남성의 상징인 수염과 고환이 서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던 P씨는 최후의 보루가 무너진 듯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결국 P씨는 클리닉 문을 노크했다.


남성의 상징인 고환은 호르몬을 생성하는 특수한 세포로 이루어진 생식기관이다. 특히 고환은 정자를 만들고 남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주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고환은 나이가 듦에 따라 기능이 떨어지고 그 세포 수가 감소된다. 전체 세포 수가 줄어드니 자연히 크기가 줄어들게 된다. 남성을 남성답게 만들고 남성의 기능을 유지시켜주는 남성호르몬도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턱수염도 잘 자라지 않거나 체모가 감소하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또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면 갑자기 성욕이 사라지고 발기력도 떨어지는 등 성(性)기능이 약해진다. 여기에 심한 피로감, 무력증, 초조감, 우울증 등도 보태진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신경질을 낸다. 근력과 지구력도 떨어진다. 복부 비만(배가 나오는 현상)과 함께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그럼 고환이 작아지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다분히 심리적인 문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P씨처럼 고환이 작아지는 경우 호르몬이 저하된 사람도 있지만 호르몬이 정상인 남성도 흔하게 본다. 호르몬이 정상이면 고환의 크기가 작아져도 이를 무시하고 즐겁게 생활하면 된다.

호르몬에 문제가 있으면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으면 된다. 이런 경우에는 남성호르몬을 사용하는 방법보다는 ‘성선자극호르몬’을 사용하게 된다.

호르몬이 정상이라도 고환이 작아진 현상을 극복하고자 고환을 크게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 성선자극호르몬을 사용하면 고환이 커지거나 고환이 작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민간요법을 사용하지만 모든 남성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갱년기 남성들은 고환이 작아져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건전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고환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극복할 수 있다.
여기에 남성전문가에게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항상 자문을 구하는 지혜도 보태지면 금상첨화다.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 병원장 김영찬(youngchan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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