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현장클릭] 양용은과 골프 대중화/정대균기자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18 18:02

수정 2009.08.18 18:02



‘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챔피언십에서 일궈 낸 아시안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은 전 세계를 경악에 빠트린 일대 사건이었다.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온 나라가 그의 우승 축하로 들썩거렸다.

양용은과 자신을 PGA투어로 인도하는 등 그동안 끊임없이 ‘멘토’ 역할을 했던 최경주(39)는 이른바 ‘풀뿌리 골프’로 성공 신화를 창조한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어렵고 힘들게 때로는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으로 골프에 정진했던 그들이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 변변한 연습장 하나 구하지 못해 유랑생활을 감내해야 했던 상황에서 골프장에서의 연습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었다. 골프장들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정이 아니어서다.
그러한 현실은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여자골프에 비해 남자골프에 대한 기업들의 후원도 미흡하긴 마찬가지. 여자골프는 국제무대서 통할 수 있지만 남자는 불확실하다는 선입견이 원인이었다. 양용은도 예외가 아니어서 신인 시절 스폰서를 잡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는 질적, 양적 팽창을 한 반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규모가 감소한 게 방증이다. PGA투어 코리안 원투 펀치 최경주와 양용은이 틈나는 대로 ‘미국 무대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후배들이 국내투어에 많다’는 말을 기업들은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정부의 골프 관련 정책도 전향적으로 변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지방골프장에 한해 일몰제로 실시한 조세특례제한법이 입법 취지대로 해외 골프관광객의 수를 감소시켜 서비스 수지 개선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시점서 이 법의 수도권으로의 확대가 조기에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중과세율 인하와 같은 당근 없이 골프장에게만 선수들에 대한 지원 등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자칫 어불성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프장의 지원 없이 국가 신인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제2, 제3의 양용은의 탄생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의 최종 승인이라는 형식적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에 재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골프는 그동안 ‘대중화다, 아직은 아니다’라는 분분한 의견 속에서 그 정체성을 찾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IOC의 결정으로 골프 대중화에 대한 논란은 매조지됐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대골프 정책의 혁신적 변화, 골프장을 비롯한 골프 관련 단체 및 기업들의 적극적 지원 그리고 국민들의 골프에 대한 우호적 시각 등이 수반될 때 양용은이 뿌린 씨앗은 비로소 그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golf@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