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제 이통요금 보완시급

미리 낸 금액만큼만 통화를 해 경제적으로 휴대전화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선불요금제 활성화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소량 이용자를 위해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효과를 볼려면 국내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통화량은 월평균 200∼300분 정도로 길므로 국내 환경에 맞게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통 3사가 선보이고 있는 선불요금제는 기본료가 없거나 적은 대신 10초당 통화료는 58∼65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일반 표준요금제(10초당 18원)보다 3배 정도 비싼 수준이다. 이처럼 요금이 비싸다 보니 선불요금제는 사용비중이 2%에 불과할 정도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이통요금 조사대상 30개국의 가입자 중 평균 44%가 선불요금제를 사용할 정도로 해외에선 선불 방식이 활성화돼 있다. 외국은 가상이통망사업(MVNO)이 도입돼 다수 통신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가입자 인증모듈(SIM)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바꿀 필요없이 손쉽게 이통사를 바꿀 수 있도록 하면서 선불요금제를 활성화시켰다. 반면 국내에선 소량 이용자가 적고 선불요금제를 뒷받침할 제도도 아직 도입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국내에도 참조할 만 사례가 있다. KT가 법정대리점과 함께 선보이고 있는 ‘W선불요금제’가 그것. 통화료가 10초당 14원(기본료 1만6710원) 정도로 일반 표준요금제보다 싸다. 실시간으로 잔액이 얼마 남아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경제적인 휴대전화 이용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런 요금제는 법정대리점이 연체자 관리나 광고·마케팅에 거의 돈을 들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매월 10만원을 쓰는 이가 2년 간 W선불요금제를 이용하면 약정할인과 현금돌려주기(캐시백)로 약 65만원의 요금을 재충전할 수도 있다. ‘공짜폰 마케팅’ 때문에 이용자들이 수시로 통신사를 바꾸는 일도 억제할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이 후불요금제 사용자 중 연체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채권관리팀과 고객센터 운영, 통지서 발송 등에 쓰는 비용과 악성연체자들로부터 받지 못하는 금액을 합치면 한 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휴대폰 요금상담사로 일하는 최호상씨는 “선불요금제가 활성화되면 이동통신사들이 연체자 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여 이를 다시 요금할인으로 이용자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업계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이동통신 요금현황 및 향후 정책방안 세미나’를 열 예정이어서 어떤 대안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