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7회 파생상품 컨퍼런스] “목표 변동성 미리 설정후 주식편입 비중 조절을”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26 17:53

수정 2009.08.26 17:53



파생상품에서 비롯된 금융위기를 피할 수는 없었는가.

26일 제7회 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에 참석한 강연자들은 대부분 강연에 앞서 이 질문을 던졌다.

강연자들은 파생상품 자체보다는 파생상품 운용에서 발생한 오류를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이 금융위기가 시장에 던져준 교훈을 통해 파생상품 개발과 운용에 대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파생상품 기법

강연자들은 파생상품 운용상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을 소개했다.

최건호 한국과학기술원 수리과학과 교수는 ‘감염모형(Contagion Model)’이라는 새로운 연구 이론을 발표했다. 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50개 기업이 2%씩 부도날 확률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중 두 기업이 실제 부도가 난다면 남은 48개 기업의 부도확률은 6%로 증가한다는 것이 부도 도미노 효과를 다룬 ‘감염 모형’ 이론이다.


헤럴드 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리테일 구조화 상품 아시아 총괄 본부장은 주식시장에 대한 목표 변동성 수준을 미리 설정하고 이 수준에 맞춰 주식 편입비중을 조절하는 리스크 컨트롤 지수(Risk-controlled index)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 리스크 비용이 높아지고 수익이 낮아지는 역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벤치마크 지수의 변동성이 높아지면 주식비중을 낮추고 변동성이 낮아지면 주식 비중을 높여 미리 설정된 변동성 목표 수준을 유지하는 리스크 중심의 인덱스를 설정해본 결과 벤치마크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앙트완느 브로퀘로 SG증권 아태지역 대표는 대체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대체투자 비중을 높여 투자전략을 다변화하는 것이 안정적이며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면서 “올해는 레버리지 수준이 과거보다 낮아졌고 시장 변동성은 높아지고 있어 적은 레버리지로 매력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철저해야

무엇보다 파생상품 운용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최 교수는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사람들은 파생상품 구조의 기반이 되는 수학을 좀 더 잘 알아서 상품 판매 전에 구조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해야 한다”면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이 규모가 크고 계약기간이 긴 새로운 파생상품은 자동차 출시 전에 충돌 테스트를 하는 것처럼 판매 전에 정확하고 강도 높은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브로퀘르 대표는 “투자자들 스스로 리스크 수준을 판단하고 어떤 포트폴리오를 설정할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면서 “펀드매니저에 일임하는 경우에도 투자방식과 자산배분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투자자가 제3기관을 통해 리포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적절한 규제를 통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옐 아부 함단 스위스 MIG 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이 규제를 원칙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시장 활성화 수단으로 삼아 긍정적인 효과를 내야 한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를 피하기보다는 감독당국에 협조를 통해 문제가 되어온 안좋은 관행들을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KRX)는 장외파생상품 청산소(CCP)를 도입, 결제불이행 위험을 줄일 방침이다.


KRX 김인수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는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이 영업정지되면서 결제 불이행을 했을 때도 거래소가 미리 예치된 증거금으로 결제를 대행해 안전장치 역할을 했다“면서 “장외파생상품 CCP를 만들어 안정적인 청산 서비스를 제공해 거래 불이행 등 시장 위험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