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출구 전략 지금은 아니다/정지원 뉴욕 특파원

학자들은 경제가 점점 더 나아져가고 있다고 한다.

학자들의 이 같은 말을 언론들은 받아 적기 바쁘다. 요즘 경제신문이나 인터넷을 보면 경제침체라는 단어보다 ‘출구 전략’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다.

경제에서 출구 전략이란 정부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취했던 각종 조치를 정상화로 되돌리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낙관적인 소식에 찬물을 끼얹는 지표가 있다. 시간이 지나도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실업률이 바로 그 것이다.

뉴욕타임스지가 미국 연방노동부 통계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고용시장이 갈수록 암울해지면서 6대 1의 구직경쟁률을 보이는 최악으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24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지만 실업자 수는 여전히 높은 1450만명으로 구직자가 신규 일자리 수에 비해 무려 6배에 달하고 있다.

물론 3∼4개월 전에 비해 극심한 해고 한파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신규 채용을 아직까지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여도 채용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된 조사에서도 기업들의 채용의지와 구직광고가 사상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고 임시직 채용시장 또한 바닥을 기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한창 일해야 될 젊은이들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이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중 52.2%가 실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학자들의 예견대로 정말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면 실업률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그렇다고 이른 시일 안에 문제가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뚜렷한 일자리 창출 계획도 없는데다 자금난으로 인해 벤처기업 등의 창업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2·4분기 실업률을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약 7.3%, 여성 5.6%로 각각 집계됐다. 또한 인종별로 분석해보면 흑인이 약 8.6%, 백인이 6.2%, 아시안 5.6% 순이었다. 직종별 실업률은 생산, 제조업 부문이 16%로 가장 높았고 건설·농업·임업 부문이 약 11.4%, 전문직종이 2.6%, 서비스직 1.2% 순이었다.

실업률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인 유학생들의 경우 많은 기업이 취업비자 스폰서를 해주지 않아 할 수 없이 귀국행을 택하고 있다.

한국의 한 취업포털 회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에 취업을 문의하는 해외 유학출신 등록 건수가 지난해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인사회 소비패턴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학생들의 엑소더스 현상으로 한인 경제도 타격이 크다.

힘든 상황을 긍정적인 사고로 보는 것은 좋다.

하지만 요즘 경제학자들의 ‘출구 전략’ 언급은 너무 이르다는 느낌이 든다. 경제의 잣대를 ‘골드만’이나 ‘JP모건’에 맞춰서는 안된다.

/jjung7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