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미디어법 중재인 역할하겠다”..미묘한 입장변화

김형오 국회의장이 10일 미디어법 재개정을 위한 여야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에게 헌법재판소의 패소 결정을 겸허히 승복하라고 촉구한 것과 비교해 다소 유연해진 반응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의장 측은 ‘원론적 언급’임을 강조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민주당 무효언론악법폐지 투쟁위 위원장인 박주선 의원, 문방위 간사인 전병헌 의원 등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민주당이 재협상 논의를 먼저 제안하고 한나라당이 이를 계속 거부하면 중재인 역할에 나서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면담 직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김 의장이 “국회운영은 원칙적으로 교섭단체의 협의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다”라며 “민주당이 재협상 논의를 하려면 먼저 한나라당에 제안하고 만일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나 거절했을 때는 국회의장이 나서서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데 중재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에게 신문법과 방송법 등의 재개정을 정식으로 제안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제안을 수용할 것을 기대하고 만일 수용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국회의장이 공언하신대로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용범 국회 대변인은 “야당이 협의 노력을 계속하는데도 여당이 미동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 단계에서 의장이 나설 수도 있다는 원론적 언급”이라며 “헌재 결정의 후속조치는 여야 원대표간에 협의할 문제라는 게 김 의장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김 의장은 면담에서 야당의 의장직 사퇴 주장에 대해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며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야당의 권한 침해 뿐 아니라 여당의 권한침해와 국회의장의 사회권 침해가 발생한데 대해서도 재발방지를 위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고 부연했다.

/hjkim01@fnnews.com김학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