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제2회 유통선진화포럼] “유해성 자체가 잠재질병” 안전기준 더 엄격해진다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25 18:38

수정 2009.11.25 18:38



최근 들어서는 국내외적 생활환경이 변화하고 국민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화장품을 비롯한 생필품의 안전과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민건강 안전을 담보하는 제품 개발 및 유통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열린 제2회 유통선진화포럼 첫번째 세션인 생활산업 선진화 전략에서는 변화하는 기업환경과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한 여러 전략이 소개됐다.

■정보화시대의 기업 서바이벌 전략

이명호 한국외대 부총장은 정보화시대에 맞는 기업 운영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화, 고객중심주의, 정보화 등 대내외적 기업환경이 변모하면서 기업 운영전략의 우선순위도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는 것.

1960년대에는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1970년대는 품질관리, 1980년대는 수익성과 신속성, 1990년대는 제품 생산능력에 우선순위를 뒀다. 정보화 시대인 2000년대 들어서는 세분화된 고객의 취향에 맞추는 ‘커스터마이즈’가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품질관리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품질관리가 검사나 제조공정의 불량 감소, 통계적 품질관리 등 검증과 생산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품질경영은 고객만족, 고객감동 등 총체적인 품질향상과 고객지향으로 변모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유해물질의 식품기준과 위해 평가과정도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대중의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노약자나 임산부 등 위해성에 비해 파급이 큰 소수집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해물질 기준을 검토하기 위해 최신의 독성정보와 통계정보 및 분석기술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이 부총장은 강조했다.

■미국도 식품위생 감독시스템 구축에 주력

데이몬 월드와이드 한국지사장인 스티브 델지오노는 식품안전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민 분유’가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품안전에 관한 제도 구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서 효율적인 식품위생 감독시스템 구축과 생산이력추적제 등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피넛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PCA)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생산이력 관리상 허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땅콩버터 제품을 먹고 최소 9명이 숨지고 43개 주에서 600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당시 미국 내 땅콩 대량공급자인 PCA가 사건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사건 발생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진앙지로 PCA를 지목하기까지 약 7주가 걸렸다. 생산자이력추적시스템이 구축됐더라면 단 몇 시간 만에 원인파악이 가능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생산과정 추적시스템이 제조과정 투명성 확보에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관리 강화로 고객들의 안심감 얻어야

김한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피부과학연구소장은 화장품의 경우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몸에 직접 사용한다는 면에서 안심감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의 안심감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더욱 언론의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규와 소비자 기대의 차이가 생겨 문제가 생기게 된다. 수은, 납, 비소 같은 물질은 배합을 금지하는 등 안전성이 강조되면서 국내에서도 지난 4월 식약청이 화장품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등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유해성이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정의했다. 복용량(도스)과도 관계가 없다. 유해성 어세스먼트는 독성학적인 관점의 유해성 자체를 밝히는 일이다.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 사용자, 제품, 유통 4가지의 관점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원료 관점에서는 배합금지, 배합한도 등을 관리하고 제품 관점에서는 성분의 종류, 비율, 자극완화 성분, 내용물 안정도, 포장재의 차단 밀폐효과와 유해성분 등을 관리해야 한다. 유통 관점에서는 온도, 습도, 보관기간, 미생물, 불순물과 취급자의 사용기한도 고려해야 한다. 사용자 관점에서 개인의 사용습관, 사용자 피부특성, 개인 안전성 테스트, 사용법 설명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한 화장품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성분규격과 판정의 엄격함을 꼽았다. 안전은 디테일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는 “개발 전에는 규정, 불순물, 용기 등을 확인해 유해물을 관리하고 원료의 성분규격기준을 검토하고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원료선발 및 허용량을 결정한다.
제품개발 단계에서는 안전처방 선별, 최적의 보존시스템, 제품 안정도 확보해야 한다. 출시 후에는 표준품 평가와 고객불만 모니터를 꼼꼼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사진설명=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유통선진화포럼'의 스페셜 세션인 패널토론에서 방문판매법을 발의하거나 준비 중인 국회의원실의 보좌관들이 '방문판매법 개정, 소비자 보호냐 과잉규제냐'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강연자 프로필

◇이명호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미국 조지아테크대 박사 △미국 매사추세츠대 조교수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 객원교수 △한국외대 경영학과 교수(현) △한국외대 부총장(현)

◇스티브 델지오노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데이몬 월드와이드 한국지사장(현)

◇김한곤 △서울대 공대 공업화학과 △성균관대 약대 박사 △PBS 프랑스 파리 주재원 △대한화장품학회 학술위원장 △아모레퍼시픽기술연구원 피부과학연구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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