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제2회 유통선진화포럼] “소비자와 소통 늘리고 위기땐 정면대응을”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25 18:45

수정 2009.11.25 18:45



지난해 잇따른 이물질과 유해물질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여기에 올해는 석면탈크 베이비파우더 문제가 화장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리스크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시되고 있다.

리스크관리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잘 알려진 존슨앤드존슨의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다. 1982년 타이레놀에 누군가가 독극물을 집어넣었고 이를 복용한 이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존슨앤드존슨은 사건이 발생한 시카고 지역 외에 미국 전역의 타이레놀을 전격 회수함으로써 2억50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됐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보다 앞선 1976년 농업생명공학기업 몬산토도 위기를 정면 돌파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당시 몬산토는 NBC 뉴스에서 화학제품으로 인한 피해가 핵무기보다 심각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자연적인 것이 바로 화학적인 것’이라는 광고를 내보냈다.
식물의 광합성 같은 화학작용은 우리에게 산소를 주고 몬산토는 화학물질을 통해 생명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어떤 화학물질이든 언제 어느때나 완벽히 안전할 수는 없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존슨앤드존슨과 몬산토의 위기 대응방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둘은 위기를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대응했고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신속히 위기 요소를 없애거나 희석하는 데 집중했다.

‘제2회 유통선진화포럼’ 두 번째 세션에서는 식음료, 화장품 등 소비재 제조기업은 물론 최근 자체브랜드(PB) 상품의 확대로 소비자 안전과 밀접해진 유통업계 전반의 리스크관리 및 대응요령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자들은 존슨앤드존슨, 몬산토 사건과 유사한 최근 국내외 유통기업들의 위기대응 전략과 실제 위기에 대처한 사례를 전달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소비자 안심은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신동화 전북대 교수는 식품 안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식품산업의 규모는 99조원, 총 식품관련 업체수는 약 100만개에 달하지만 영세기업과 대기업간의 안전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연도별 집단 식중독 발생 건수는 2004년 165건에서 2008년 54건으로 감소했지만 인구 100만명당 발생건수는 1996년 60.9명에서 2008년 154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신 교수는 “안전개념이 안심개념으로 소비자에게 침투하지 못할 경우 광우병 사건처럼 전국적 파장이 일게 된다”며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소비자 단체가 중재 역할을 하는 한편 식약청과 지자체의 전문인력 확보를 통한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도 위기대응과 PR(홍보)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안전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마스터는 위기 시의 PR 10원칙으로 △사과와 위로가 최우선이다 △24시간 원칙을 지켜라 △최고책임자를 움직여라 △일관성이 중요하다 △법적인 검토를 하라 △대변인을 임명하라 △기자실을 설치하라 △핫라인을 확보하라 △제3자의 지지를 확보하라 △위기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하라 등을 제안했다.

■식품안전성 확보는 글로벌 전략의 기본

식품안전과 브랜드 및 소비자 보호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경준 딜로이트 부사장은 식품안전성을 확보해야만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식품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식품 안전성도 세계화되고 있다”며 “식품 안전성의 개념도 과거 ‘위험제거’의 소극적 개념에서 ‘건강증진’이라는 적극적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중국산 유제품을 11개 국가가 전면 수입 중단한 것은 식품 안전성이 미치는 글로벌 파장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김 부사장은 브랜드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업 규제 준수 요구 조건과 통합 리스크, 공급망 통합 등을 중점관리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국내 식품업체들은 신선도와 안전성 제고를 위해 포장기술 및 유통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준 CJ제일제당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은 중국의 가짜분유와 가짜고춧가루, 멜라민 파동, 농약만두사건 등으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중국식품안전센터를 운영해 안전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고객의 인식전환을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중국산 이슈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원료부터 제품까지의 이력관리로 고객 신뢰와 글로벌 인증을 확보하고 있는 것.

이석형 삼성테스코 상품품질관리센터 총괄은 리스크 매니지 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른 결정임을 강조하고 결정을 단순화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사진설명=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유통선진화포럼'에 참석한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안전국장, 박성칠 대상 사장, 박인구 식품공업협회장,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대표이사,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 안정림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 김승식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왼쪽부터)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강연자 프로필

◇신동화 △동국대학교 공학 박사 △전북대학교 응용생물공학부 식품공학전공 교수(현 명예교수) △바이오식품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 소장 △전라북도 과학기술자문위원장(현) △식품산업진흥위원회 위원장(현)

◇김경준 △서울대 농경제 학사 △서울대 경제학 석사 △쌍용투자증권 △쌍용경제연구원 △딜로이트 투시 기업금융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

◇김동준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제일제당 과장 △삼성자동차 부장 △CJ제일제당 소재BU 전략기획담당 부사장(현)

◇이석형 △고려대학교 식품공학 석사 △두산기술연구소 △삼성테스코 TL&T 팀장 △삼성테스코 상품품질관리센터 총괄(현)

◇김주호 △경희대 영문과 △고려대 언론대학원 △미 노스웨스턴 켈로그 스쿨 경영자 과정 △국제 PR협회 운영위원(현) △한국PR협회 국제이사(현) △통일부 홍보 자문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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