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는 아이 ‘매’ 한대 더 줘야../남상인 산업1부장 겸 부국장



어제 저녁 엄마의 뜻에 맞서 식당 방바닥에서 뒹굴며 우는 서너 살쯤 돼보이는 아이를 보았다. 밥도 안 먹고 울면서 떼를 쓰는 아이 앞에 엄마의 통사정은 속수무책이었다.

문득 지난 여름 서울 도심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부모를 따라 왔다가 바닥에 드러누워 울어대던 또래의 아이가 생각났다. 그 녀석은 부모가 곁을 떠났음에도 줄기차게 울어댔다. 시간이 없어 결과를 지켜보진 못했지만 누가 이겼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떼를 쓰며 주장 관철에 올인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떠오른다. 엄마가 지원을 끊으면 아이에겐 모든 것이 끝이다. 부모는 생사여탈권을 거머쥔 절대자다. 그런데도 자신의 하찮은 뜻을 관철시키려고 저항에 올인한다. 부모가 무조건 요청을 들어줄 것이라는 이런 절대적인 믿음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수가 없다.

동물의 세계에선 볼 수 없는 일이다. IQ가 동물보다 월등한 인간에게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런 일은 한국의 부모와 자식간에 흔한 광경이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여 성공하는 기성세대의 떼법을 아이가 뱃속에서부터 터득하고 나온 것 같다. 어릴 때 엄마가 져주는 버릇이 들어 아이들이 커서도 현실을 생각하지 않고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 같다. 고집을 부리면 부모가 들어주는 교육이 옳은 것 같지 않다.

얼마전 ‘루저(loser)녀’ 사건을 불러온 KBS ‘미녀들의 수다’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TV를 보면서 외국의 미녀들에 비해 자립심이라곤 없는 우리 여대생들의 말을 듣고 있자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게다가 허영심으로 가득찬 여대생들의 명품 선호 분위기. 그러면서도 명품은 튼튼해서 구입할 뿐이라는 거짓말에는 우리 교육이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바른 공교육이 더 시급한 것 같았다.

며칠 전 출근 때 들은 모 방송의 대학 학자금 대출 관련 토론 프로에 나온 정치인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출연한 국회의원은 대출된 학자금의 무조건적인 최장기 회수와 최저 금리를 주장했다.

돈이 회수돼 순환이 돼야 많은 학생이 장기적으로 학자금 대출 혜택을 받건만 대출 은행이야 망하든 말든 알바 아니라는 식이었다. 그는 자금 지원규모를 늘려야 한다며 3조원만 더 확보하면 모든 학생에게 혜택을 줄수 있다는 포퓰리즘적인 주장만 되풀이 했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용하는 제도라서 그런지 의원 눈엔 표만 보이는 것 같았다.

노조와 경영자, 여야 국회의원 등 어른들끼리 통하는 떼법을 아이들이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기성세대들의 사리분별과 공동체 의식개혁이 시급하다. 세상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배운 바른생활 만 실천해도 천국이 된다. 부모도 절대적인 파워가 있을 때 자식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선순환구조로 발전한다. 부모가 힘이 있어 교육이 쉬울 땐 아이에게 져주고 아이들이 커서 제발로 설 수 있을 때 교육을 시키려고 해봐야 헛일이다. 가정에서 심성교육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 더 급하다.

아이가 어릴 때도 고집을 꺾지 못했던 부모가 뒤늦게 아이를 뜻대로 하려고 해봤자 힘만 들 뿐이다. 인간은 그렇게 쉽게 선순환적 교육을 받아들이는 동물이 아니다. 그렇게 교육적인 동물이었다면 이 세상은 벌써 범죄 하나 없는 천국이 되었을 것이다.

부모가 어릴 때 아이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면 아이가 제뜻대로 살아가도록 던져두어야 한다.
세상 일은 본인이 부딪히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성세대의 끊고 맺지 못하는 가정교육이 모든 잘못된 현상의 단초인 것 같다. 먼저 가정교육을 바로잡아야 신구세대간 뒤틀린 관계도 정상화될 것이다.

/somer@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