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여성 재취업 ‘길’은 있다/황준기 여성부 차관

지령 5000호 이벤트

지난 10월 14일 여성부 차관으로 부임한 후 현장의 소리를 듣고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성매매피해자 보호시설, 아동성폭력상담소,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여성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시설을 방문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지만 그 가운데 한 여성에게 들은 이야기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다. 이유는 아마도 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년 여성과 그 가족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었고 ‘여성부가 누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만난 그 여성은 지난했던 재취업 사연을 들려주었다. 그 여성은 자녀도 어느 정도 성장했고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남편의 수입도 줄어 지난해부터 일자리를 얻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알게 됐고 직업상담원으로부터 1대 1 심층상담을 받고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게 됐다. 평소 음식 솜씨가 좋고 요리하기를 즐긴다는 것을 안 상담원으로부터 조리사 취업을 권고받은 뒤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만 따면 쉬울 것 같았던 취업의 문턱은 나이의 장벽 앞에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거의 포기하려던 참에 취업설계사가 구인업체를 꾸준히 설득, 주부인턴으로 채용됐고 인턴사원으로만 채용하려던 업체 대표는 젊은 직원보다 직업의식도 뚜렷하고 손맛이 뛰어난 그 여성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뿐만 아니라 그 회사는 현재 3명의 인력을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더 요청해 놓은 상태이고 앞으로 직원 채용은 믿을 수 있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하겠다고 했다 한다.

만일 이 여성에게 이처럼 세심한 취업지원이 제공되지 않았다면 이 여성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을까.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으로 정책 수혜자의 특성과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평소의 생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은 많이 호전되고 있다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이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됐으며 특히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은 여성 근로자는 훨씬 타격이 크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9년 1·4분기 고용동향에 따르면 여성취업자는 946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4000명 감소한 반면 실업자는 2만4000명 증가한 30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제가 어려워지면 일자리를 가진 여성은 줄어드는 데 비해 일자리가 필요하고 일자리를 찾는 여성은 증가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상황은 갓 학교를 졸업한 청년층과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던 남성 실업자와는 매우 다르다. 경력단절 여성은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하고 연령에서도, 체력에서도 혼자서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훈련 기회만 주고 알아서 직업교육훈련을 받고 취업하라고 한다면 과연 취업이 가능할까.

여성부는 경력단절 여성의 개인별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직업상담을 하고 구인업체를 직접 찾아가 경력단절 여성의 특성과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또 동행 면접과 함께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막연한 편견으로 고용을 기피하는 기업체의 편견을 줄이기 위해 주부인턴제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취업을 연계한 이후 직장갈등 상담 등 사후관리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8만5000명의 경력단절 여성 중 절반인 4만2000명에게 일자리를 연계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여성부는 구직 여성 누구에게나 일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재 72개소인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보다 내실 있고 전문적인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구직여성의 취업지원서비스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경력단절 여성의 또 다른 재취업 성공 사례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