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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에 빛난 김종창의 리더십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5 19:56

수정 2009.12.25 19:56



“금융감독은 금융시장의 신뢰에 그 뿌리를 두어야 한다.”

“금융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엄정히 수행할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되 리스크가 큰 분야에 감독역량을 집중하겠다.”

“금융회사 위주로 되어 있는 제도와 거래관행을 금융소비자 위주로 전환하고 국민의 금융역량 강화를 위해 금융교육에도 힘쓰겠다.”

위의 4가지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3월 취임식 때 약속한 부분이다. 취임후 2년째를 맞는 현재 그가 취임사에서 약속한 대부분이 현재 이행되고 있거나 이미 이행이 된 상태다.
말보다 행동이 앞선 그의 겸손한 리더십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산업계와 금융권에 난제였던 기업구조조정의 얽힌 실타래를 잘 풀었다. 올 초부터 건설, 조선, 해운업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시장 불확실성을 조기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세계적으로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미리 시행한 예는 극히 드물었음에도 한국이 선제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기업과 채권단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상황에서도 그의 리더십으로 9개 대기업그룹계열과 33개 대기업 재무구조평가 및 중소기업 512개사에 대한 기업신용위험 등을 통해 산업 전방위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는 한국경제 실물부문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게다가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애로상담센터, 중소기업현장점검반 등을 금감원 내에 가동해 현재까지 2440건의 상담실적과 1조4296억원의 중기지원 실적을 보인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조치다.

올 초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발발하자 전수조사를 실시, 악화우려 대출채권의 매각, 자율워크아웃 등의 대책으로 잠재리스크요인 현재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금감원은 한국 경제의 ‘예방주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현 정부의 중점 추진사항인 금융소외계층 지원확대를 위해 은행권에 저신용층 대출을 독려하고 사금융피해상담센터 및 불법 대출중개수수료 신고코너를 설치·운영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또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구속성예금 등 꺾기 영업에 대한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은행권 연대보증 관행 철폐,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독립본부 신설 및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 등은 대표적인 친서민 감독정책으로 역대 금감원장 중 가장 큰 성과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내년도 금융당국의 화두로 ‘편안할 때도 위태로울 때의 일을 생각하라’는 의미의 고사성어인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제시했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는 곧 사정이 나아졌다고 교만하지 않고 겸손히 금융감독 선진화를 위해 정진하겠다는 자기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금감원은 올해 이례적으로 김 원장의 지시로 국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금융권 최초로 원장(-30%)을 포함한 임원(-10%) 급여를 자진 삭감하는 솔선수범도 보였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다사다난했던 2009년은 위기의 한가운데서 빛나는 조율사 역할을 하며 위기 조기 극복에 기여한 김 원장의 리더십이 빛났던 한 해라는 평가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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