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흔들리는 지구촌]

지진 어디까지 밝혔나

올 들어 잇따라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우리 국민은 가장 무섭게 생각하는 자연재해 중 하나로 지진을 꼽고 있다. 최근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5.5%가 지진이 발생하면 본인의 근무지도 위험하다고 답했을 만큼 이제 지진 피해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럼 지진은 왜 일어나는 것이며 미리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인가.

■주향단층 지진 대규모 인명 피해

우선 지진은 지각판의 움직임 때문에 발생한다.

지구 표층인 지각은 유라시아판·태평양판·북미판 등 10여개 판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판들은 매년 수㎝의 속도로 이동을 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서로 밀거나 갈라지려는 힘(응력)이 쌓인다. 땅이 버티는 힘보다 이 응력이 커지면 단층 내 약한 부분부터 파열되면서 지진이 일어나게 된다. 지진은 응력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된다.

지진의 발생 형태는 정단층·역단층·주향단층(수평이동단층) 지진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이 중 대규모 인명 피해를 가져오는 지진은 주향단층 지진이다. 사람이 주로 사는 내륙 지표면이 대부분 주향단층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 이 지진은 지표면에 가까운 3∼5㎞ 깊이의 땅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에너지가 거의 줄어들지 않고 땅 위로 그대로 전달돼 내진설계가 잘된 건물도 붕괴 위험도가 매우 높다.

지난 1월 발생한 아이티 지진(사망자 30만명 추정)과 2008년 5월 일어난 중국 쓰촨성 지진(사망자 8만7000여명 추정), 1995년 일본 고베지진(사망자 6400여명) 등이 대표적이다.

한반도 내륙지역도 모두 수평이동단층이기 때문에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정대교 교수는 "한반도에도 지진은 수시로 일어나고 있지만 사람이 몸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진도가 약해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나라에도 큰 규모의 지진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역단층 지진 피해도 이에 못지 않다. 최근 칠레에서 발생한 8.8 규모의 강진이 대표적이다. 이 지진은 역대 7번째로 큰 초대형 지진이었다. 역단층 지진이 무서운 또다른 이유는 지진해일(쓰나미)을 유발해 2차적으로 엄청난 인명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지진 예측 불가능 '경보가 최선'

지진은 한 번 발생한 지역에 또다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과거 자료를 분석해 앞으로 일어날 지진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대답은 'NO'다.

현대 과학은 어느 정도 응력이 쌓여야 지진이 발생하는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응력을 견디는 힘은 암석의 강도에 따라 좌우되는데 암석이 환경 변화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일정하게 응력이 폭발하는 임계치를 계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응력이 쌓인 지각판과 판이 부딪친 후 언제 폭발할지 현재로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지진 예보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지진 경보를 최대한 빨리 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진 예측보다는 지진 발생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는 이유 이기도 하다.

지진 발생과 규모를 알아내는 데는 지진 발생으로 인한 지진파를 이용한다.

지진파 중 P파·S파·표면파 등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빨리 전파되는 P파와 느리지만 파괴력이 더 큰 S파의 속도 차이를 이용해 지진 발생 상황을 몇 분 정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현재는 지진 관측 후 2분 이내에 지진 속보를 발표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지진경보 발표 속도를 더욱 단축할 방침이다. 기상청 이덕기 지진정책과장은 "2020년까지 10초 이내에 지진 속보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