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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불황 탈출나선 판교상가시장 “임대료 확 낮추니 임차 문의 쇄도”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14 18:37

수정 2010.04.14 18:37

【성남=김명지기자】“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450만원에 나왔던 상가의 임대료가 최근에는 월 300만원대로 떨어졌어요. 상가주들이 장기 공실을 견디지 못하고 임대료를 앞다퉈 낮추고 있습니다.”(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동판교 금토공인 관계자)

“당초 상가건물을 지을 예정이던 근린생활용지에 오피스텔을 추가로 넣는 설계변경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상권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상가만 고집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인근 판교 테크노밸리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없어서 못 팔 겁니다.” (판교신도시 서판교 강남공인 관계자)
올봄 수도권에서 최대의 상가분양 시장이 형성된 성남 판교신도시의 상가 분양 업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상권 미비로 임차인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동판교 지역의 상가시장에는 최근 들어 상가주들이 임대료를 앞다퉈 낮추고 있다. 계속된 부동산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던 운중동 등 서판교 상가는 분양성이 떨어지자 오피스텔이나 원룸텔 등으로 설계를 변경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강남공인 관계자는 “판교 테크노밸리가 올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면 오피스텔과 원룸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며 “상가에 비해 오피스텔과 원룸 시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월 임대료 30% 파격 할인

따뜻한 날씨를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인 14일 낮 판교신도시에는 봄 성수기를 맞아 투자자 모집에 나선 신축 상가들의 점포분양을 위한 홍보 천막과 플래카드로 가득했다. 특히 상가 건축이 빠른 동판교 지역의 경우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장기 공실이 이어지자 상가주들이 임차인을 들이기 위해 임대료를 속속 낮추고 있다.

현지 금토공인 관계자는 “판교로를 끼고 있는 지상 1층의 40㎡ 상가점포가 최근 보증금 1억원에 월 300만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증금 1억원에 최고 45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월 임대료가 최고 150만원 정도나 빠진 셈”이라고 말했다.

3.3㎡당 최고 4000만∼5000만원에 분양을 받은 상가주들이 연 수익률 7% 수준의 월 임대료를 고집했다가 1년가량 공실이 계속되면서 고육지책으로 임대료를 낮춘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또 “상권이 활성화된 곳에서도 월 임대료 450만원인 곳이 많지 않다”면서 “월 300만원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료가 떨어지면서 임대시장은 호전되고 있다. 판교로 사거리에 분양 중인 상가 분양사무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임차를 문의하는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동판교 ‘자유퍼스트플라자’ 분양을 맡고 있는 배경신 부장은 “먼저 임대료를 낮춘 ‘스타식스’상가는 1층의 경우 뒤쪽 점포 2∼3곳을 빼고는 임차인을 모두 확보했다”고 귀띔했다.

■서판교 오피스텔 등으로 설계변경 잇따라

서판교지역인 운중동 일대는 근린생활용지를 중심으로 설계변경이 한창이다. 서판교의 J상가는 지난 3월 오피스텔로 설계를 변경한 후 분양을 앞두고 있고 P건설사도 오피스텔로의 설계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판교 원마을 인근 강남공인 관계자는 “당초 상가를 계획했던 시행사들이 저층부에는 상가, 상층부에는 오피스텔이나 원룸텔을 넣어 분양하는 설계변경을 진행 중”이라면서 “최근 테크노밸리 본격 입주를 앞두고 수요가 늘어 동판교는 물론 서판교 일대 오피스텔은 전셋값이 최고 1억원까지 치솟았다”고 귀띔했다.

테크노밸리 입주가 본격화되며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피스텔과 원룸텔은 건설 중도금으로 현금수익을 올릴 수 있다.

주택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한 관계자는 “‘한 대형 상가는 분양에 맞춰 광고비만 60억원을 일괄집행했지만 청약률은 여전히 바닥”이라면서 “상주인구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상가로는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편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건설사업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 조달이 어렵게 되자 최근에는 현금 확보가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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