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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기행] (3) 유한양행,레바넥스 해외서 라이선싱 러브콜 잇달아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5.10 18:20

수정 2010.05.10 18:20

지난 2005년 5월 유한양행의 첫 신약인 항궤양제 레바넥스가 신약 허가를 받았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것이 1994년이었으니 연구 기간만 꼬박 11년, 총 50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됐다. 레바넥스는 십이지장궤양 치료제로 신약 허가를 받았고 2006년 위염과 위궤양에 대한 적응증을 새롭게 추가했다.

레바넥스 출시는 시작부터 모험이었다. 유한양행이 위궤양치료제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에는 이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잔탁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오메프라졸이 전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골리앗’을 상대로 겁없이 도전장을 내민 유한양행은 생체리듬에 맞춰 위산 분비 조절 기능을 갖춰 위내 � 산도를 하루 동안 알맞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의 위산펌프 길항제(ATA)에 초점을 맞췄다.


세계 첫 시도였던 만큼 개발은 쉽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화합물을 합성하고도 약효가 나타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고 레바넥스 후보물질 YH1238의 전임상 단계에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개발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구원 대부분이 심한 위장병에 걸려 고생했던 경험담을 털어놨다. 당시 연구원들 사이에선 연구 도중 위궤양 치료 효과가 있는 화합물을 흡입했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울거란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위장병으로 고생했던 그들의 경험은 위궤양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고자 하는 오기로 바뀌었다. 레바넥스가 기존 약물과는 달리 복용 후 신속한 위산분비 억제효과뿐 아니라 위벽보호 효과까지 2중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이유도 여기 있는지 모른다.

레바넥스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레바넥스는 신약으로 출시된 첫해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신약 중 발매 첫해 가장 높은 매출 기록이다. 지난 2008년 3월 중국 지준사와, 지난해 7월 인도 캐딜라 헬스케어사와 잇따라 레바넥스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다. 회사측은 이 계약으로 연간 5000만달러 규모의 원료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그동안 축적된 레바넥스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APA인 YH4808을 개발 중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타깃으로 한 이 물질은 전임상을 완료하고 국내 종합병원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YH4808은 연구과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 6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보건의료기술 진흥사업 지원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YH4808에 이어 조루증과 고지혈증,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등 7건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악성암과 과민성대장염 등 6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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