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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가든파이브 ‘NC백화점’ 오픈 첫날 가보니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03 18:05

수정 2010.06.03 18:05

▲ 3일 NC백화점 해외 명품 편집매장인 ‘럭셔리 갤러리’를 찾은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직매입 백화점, 가든파이브 구원할까.”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지하주차장의 불과 1주일 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분양률 저조로 준공 이후 18개월 넘게 오픈을 못하면서 ‘동양 최대 유령단지’라는 오명을 얻었던 가든파이브 주차장에선 최근까지 자동차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은 평일 낮시간대임에도 지하 2∼4층 주차공간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로 자리가 찼다.

이랜드가 야심차게 시도한 국내 첫 직매입형 백화점인 NC백화점 1호점의 정식 오픈에 맞춰 가든파이브를 찾은 고객들 차량 덕분이다.

일반 분양 점포들이 입점한 지하 1층으로 올라가자 16㎡ 규모의 2∼3개 점포만이 덩그러니 영업 중이라 소문대로 상권 침체가 심각해 보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패션잡화와 해외 명품 매장이 들어선 1층으로 이동하자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영업면적 1만6000㎡(5000평) 정도의 1층에는 40여 곳의 매장들이 화려한 인테리어와 조명속에 첫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샤넬, 구찌, 코치, 프라다, 마이클 코어스 등 해외 명품 편집매장인 럭셔리 갤러리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만 100명이 족히 넘었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20∼30명 단위로 명품 매장 출입을 제한해 줄은 점점 길어졌지만 고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인근 분당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직매입 방식으로 가격을 20∼40% 낮춰 30만∼40만원대인 명품 가방 3개를 한꺼번에 구입하기도 했다.

2층 영캐주얼과 3층 여성관, 4층 캐주얼 매장들은 대체로 한산했으며 일부 오픈 준비중인 점포들도 눈에 띄였다.

구두 등의 이벤트 행사장을 중심으로 30∼50대 여성 고객들이 많았다.

잠실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다른 백화점보다 20% 이상 싸다는 입소문을 듣고 이웃들과 함께 왔는데 물건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아동·유아매장인 6층은 가족단위 고객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매장 중앙에는 보상을 요구하며 영업을 중단한 개인 분양 점포가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7층에 입점한 이랜드의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는 전석이 꽉차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상권이 악화된 가든파이브에 전혀 새로운 개념의 직매입백화점을 출점하다보니 사실 고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다행히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백화점이라는 전략과 홍보가 고객들에게 전달돼 시작은 무난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 직매입백화점이 성공했다고 보긴 이르지만 초기 고객 반응이 이어진다면 가든파이브 상권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

■ 용어설명 / 직매입 백화점=매장을 임대하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기존 백화점과는 달리 백화점이 직접 상품을 구매하고 재고까지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가격거품을 뺀 모델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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