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5월 상업생산 앞둔 무림P&P 울산 공장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24 18:51

수정 2014.11.06 20:35

【울산=정지우기자】 “지금까지의 모습이라면 국내 제지 업계는 10년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현재 내수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이 해외로 눈을 돌릴 경우 값싼 물량이 대거 공급될 것은 뻔하다. 따라서 우리도 지금부터 제품 구조조정을 해 나가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을 무림P&P가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무림P&P 김인중 대표의 일관화 공장에 대한 생각은 분명했다. 국내 제지업체들이 5년이 아니라 10년 또는 그 이후를 기약하려면 막강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
일관화 공장은 이러한 중국과 경쟁 차원에서 필수다. 업계가 당장 눈앞에 처한 현실이 어렵다고 미래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리던 지난 22일 오후 경남 울산 온산읍 당월리에 위치한 무림P&P 펄프·제지 일관화 공장을 찾았다. 일관화 공장을 포함, 공장지대 전체는 걸어서 살펴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증해공정, 세척공정, 1차 정선공정, 표백공정, 2차 정선공정, 건조공정, 마감공정 등 60만㎡ 부지에 각종 건물이 들어섰으니 말 그대로 ‘국내 최대’라 할 만하다.

공장지대는 이런저런 자재와 설비가 어지럽게 널려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당히 잘 정돈됐고 깨끗했다. 펄프·제지공장인데도 건물 밖 길가엔 그 흔한 종이 한쪽 흩날리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일관화공장은 단연 ‘으뜸’이었다. 연면적 7만9582㎡, 건축면적 4만2895㎡, 건물 길이 627m, 건물 최대폭 98m, 최대 높이 43m. 단일 기계 규모로는 국내 1위가 실감이 났다. 규모뿐 아니라 현대적 회화기법과 컬러를 활용한 외부 모습도 기존 제지공장과 차별됐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봤음 직한 육중한 롤러가 눈에 가득 들어왔다. 초지기 폭 9.3m, 종이폭 8.3m, 무게 100t짜리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으니 단순히 견학이라 해도 가까이 접근하기 두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일관화공장은 펄프 원료 투입부터 마지막 배송까지 사람이 직접 하는 것은 거의 없다. 근로자들이 어떻게 작업할까 하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근로자들은 공장 안에 별도로 차려진 사무실 안에서 최첨단 컴퓨터를 통해 기계의 이상 작동 유무를 살펴볼 뿐이다. 모든 과정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공장 규모에 비해 일손이 적다. 4조3교대 시스템으로 조당 50명씩 투입된다. 하지만 생산량은 비교를 거부한다. 다음 달부터 연 50만t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할 수 있으며 무림페이퍼, 무림SP 생산량까지 합할 경우 연산 120만t 규모다. 웅장한 규모에 놀라고 잘 정돈된 환경에 다시 놀라고 완전자동화시스템에 또 한번 눈이 크게 떠진 셈이다.

품질관리팀 이봉훈 팀장은 “기존 제지공장과 달리 건조가 아닌 액체 상태의 생펄프를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목재칩의 긴장·이완 과정을 거치지 않아 섬유소가 살아있다”면서 “펄프 생산 후 발생하는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연소시켜 에너지를 만드는 저탄소 녹색공장”이라고 말했다.


일관화공장에서 생산된 종이는 품질과 원가, 환경경쟁력이라는 3박자를 갖췄다. 무림P&P는 이를 토대로 2015년까지 인쇄용지 168만t 생산체제에 돌입하는 등 글로벌 펄프·제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jjw@fnnews.com

■사진설명=무림P&P의 울산공장이 다음 달 상업생산을 앞두고 지난 22일 기자들에게 공장을 개방했다. 무림P&P 울산 일관화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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