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고 성관계까지, ‘룸카페’ 청소년 탈선 우려

지난 주 친구들끼리 홍대 앞의 한 룸카페를 찾은 대학생 오경석씨(가명·27)는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커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옆방에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신음소리가 들려온 것. 민망해진 오씨는 카페를 나와야 했다.

이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룸카페’가 은밀한 장소로 부각받게 되면서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다. 18일 밤 서울 시내의 한 룸카페를 찾았다. 바닥에는 두 사람이 함께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매트리스와 쿠션이 놓여 있었고 TV시청도 가능했다. 옆방에서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등 방음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독립 구조로 돼 있어 문을 닫으면 사람들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았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조용히 데이트를 나누려는 연인들이 주로 찾고 있지만 최근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 등 탈선의 장으로 악용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룸카페는 이미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거나 술을 마시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룸카페’란 단어를 검색하면 ‘고등학생 모텔’이 연관 검색어로 나올 정도다. 인터넷상에는 룸카페에 대한 청소년들의 질문이나 후기가 끊이지 않아 탈선을 방조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청소년들의 질문은 대부분 이성과의 성관계에 대한 내용들이다. 모텔이나 비디오방의 출입이 불가능한 청소년들이 룸카페를 대안으로 삼은 것이다.

▲ 룸카페에 관한 청소년들의 각종 질의 및 답변

상황이 이렇지만 관계 당국은 손을 쓰기 힘든 상황이다. 룸카페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밀폐된 공간구조에 때문에 단속도 어렵다.
식품위생법 업종별시설기준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에 객실을 설치하는 경우 객실에는 잠금장치를 설치할 수 없다’고 돼 있을 뿐 청소년 출입이나 단속에 대한 규정이 없다. 문에 잠금장치만 없으면 밀폐된 구조를 만들고 청소년이 출입해도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 셈이다.

단속을 담당하는 서울시 위생관리팀 이형균 주무관은 “경찰에서도 단속에 나섰지만 처벌할 수 있는 제도기준이 부족했다”며 “실질적인 단속이 가능하도록 관련 부서에서 제도 보완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umw@fnnews.com 엄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