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시 두동강나는 오리콘 대공포 몸통 납품>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19 09:48

수정 2014.11.06 18:27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국방부 조사본부는 19일 국내 무허가업체에서 제작한 가짜 오리콘 대공포 몸통 수십개를 외국에서 수입한 것처럼 속여 납품한 혐의(사기)로 군납업체 대표 안모씨(52)를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의 포몸통은 훈련사격 때 파손되거나 아예 두동강 나는 등 ‘불량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등에 따르면 안씨는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 경쟁입찰을 통해 오리콘 대공포 몸통 79개 납품계약에 성공했기 때문에 오리콘 포 제작사인 스위스 콘트라베스사 규격 제품을 수입, 납품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6차례에 걸쳐 부산의 한 업체에 폐기된 포몸통, 원자재 및 폐기된 포몸통으로 역설계한 도면을 건네 포몸통 79개(48억8000만원 상당)을 제작토록 한 뒤 이를 일반물자로 위장, 홍콩과 미국으로 보냈다가 역수입하는 수법으로 스위스산으로 위장 납품한 혐의다.

경찰은 한국기계연구원 부설재료연구소에서 안씨가 납품한 포몸통을 실험한 결과 열처리를 하지 않아 인장 강도가 현저히 떨어졌고 조기 손상이 발생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포몸통 79개 중 훈련 사격시 조기 균열 및 파손된 것은 6개였고 특히 지난 3월 18일 충남 한 사격장 정기사격 때 문제의 포몸통이 800발 사격으로 두 동강 나 회수조치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는 부산의 업체가 마치 미국의 무기 중개업체인 T사의 국내 대리점인 것처럼 꾸며 국방부 조달본부와의 계약 협정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했다”며 “이후 조달본부에서 공고한 오리콘 포몸통 일반공개입찰에 참여, 다른 업체보다 2∼4배 적은 금액의 응찰가를 제시해 낙찰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미국 LA총영사관에 인터폴 국제공조로 확인한 결과 안씨는 조달본부에 국외 조달 품목인 오리콘 포몸통을 납품하기 위해 군수물자 제작 및 공급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미국 T사를 무기중개업체로, C사를 무기제조사로 각각 명의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지검은 지난 17일 안씨를 관세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pio@fnnews.com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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