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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서울 목동 여름방학 앞두고 전셋값 ‘꿈틀’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23 17:00

수정 2014.11.06 18:08

"오늘은 전세를 구하려는 손님과 집 보러 다니느라 바쁩니다. 이게 얼마만인지…."(목동 H공인 관계자)

"지난 3월과 4월에는 전세나 매매시장이 모두 조용했었는데 여름방학이 가까워져서인지 최근 들어서는 문의전화가 걸려 오기 시작합니다."(목동 M공인 관계자)

겨울 방학 학군 수요가 끝나고 지난 3월과 4월에 잠잠했던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에서 아파트 전세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주 목동지역의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23%로 7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문의 전화와 수요자들의 발길이 서서히 늘고 있다.

■목동 일대 전세시장 다시 꿈틀

목동 6단지 인근의 M공인 관계자는 23일 "3월과 4월에 조용했었는데 이달 들어서는 시간이 갈수록 전세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면서 "대기 수요자 중에는 외국에서 거주하다 들어오려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나라 전세난이 심하다는 소문을 듣고 미리 전셋집을 잡기 위해 대리인을 통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학군 수요로 인해 움직이는 목동 부동산 시장의 경우 방학 이외의 시기는 비수기다. 목동 인근 부동산들은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지난 1월 이후 매매와 전세시장 모두 거래가 올스톱된 상태였기에 늘어나는 문의전화가 반가운 게 사실이다. 목동의 H공인 관계자는 "오늘은 전셋집 구하는 손님과 집을 보러다니느라 하루 종일 바쁘다"며 "이렇게 바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예년에는 방학 한 달 전부터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데 올해는 전세난을 우려해선지 움직임이 한 달 정도 빨리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재계약이 많아 공급부족 여전

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물건은 많지 않다. 특히 목동의 명문학교인 목운초·중학교 인근의 중소형 아파트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목운중학교 인근의 S공인 관계자는 "목동에서도 명문학교로 일컬어지는 이 인근에는 전용면적 60∼80㎡의 중소형 매물은 거의 없다"면서 "목동에서도 이 지역은 인기가 많아 세입자들이 대부분 재계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단지의 S공인 관계자 역시 "1800여가구의 단지지만 전세물건은 5∼6개밖에 없다"면서 "목동의 경우 학군 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전세가격이 올라도 70% 이상은 재계약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가는 목동 3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64㎡는 2억5000만원 수준이고 7단지 53㎡는 2억원 선이다. 본격적인 전세 수요가 일기 시작하는 6월이 되면 전세 물건이 모자라 전세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목동 6단지 M공인 관계자는 "6월에 움직이기 시작되면 가격 상승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일찍 움직여 지난 3∼4월에 시세보다 높게 나온 물건들을 선점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며 "시세보다 높은 호가로 나와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던 물건은 가격협상을 통해 1000만원가량 낮게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겨울 목동 전세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목동 6단지의 S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전세가가 최고 1억원 가까이 올랐을 때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면서 매매 거래가 살아났었다"면서 "여름방학은 겨울방학보다 움직임이 적지만 그래도 매매가는 하락하고 있고 전세물량이 워낙 없기 때문에 매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1번지 조민이 팀장은 "보통 학군 수요로 움직이는 지역의 경우 6월부터 전셋값이 상승하는 데 올해는 5월에 전셋값이 0.23%나 올랐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면서 "전세난의 심각성을 이미 체감한 전세 수요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박지영기자

■사진설명=서울의 대표적인 인기학군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전세시장이 최근 때 이른 여름방학 학군 수요로 꿈틀거리고 있다.
인기학군이 몰려 있는 목운초·중학교 인근은 벌써 중소형을 위주로 전세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목동 3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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