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한국섬유기업 ‘신흥강국’ 인도네시아 투자현장을 가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29 18:14

수정 2014.11.06 17:37

▲ 세아상역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북 쪽으로 130km 떨어진 푸르와카르타에 대규모 편직·염색공장(패브릭 밀·Fabric Mill)을 짓고있다. 부지 규모(70ha)는 우리나라 반월공단 크기와 맞먹는다.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다. 이석순 본부장이 골조공사를 끝낸 생산공장과 폐수처리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정상균기자】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북 쪽으로 130km 떨어진 중소도시 푸르와카르타(Purwakarta)를 찾았다. 세아상역이 이곳에 짓고 있는 대규모 편직·염색공장(패브릭 밀·Fabric Mill) 건설공사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이날 김 회장은 폐수 정화시설 공사현장을 오래 지켜봤다. 김 회장은 공사건설을 책임지는 이석순 본부장에게 “해외에서도 모범이 되고 성공적인 친환경 ‘그린 팩토리’로 만들기 위해선 폐수처리장 공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오염물질을 최대한 줄이는 설계와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곳은 세아상역이 짓고 있는 편직·염색공장. 부지 규모(70ha)는 우리나라 반월공단 크기와 맞먹는다. 단순히 한두개 봉제공장을 짓는 수준의 공사가 아니다. 의류 원료가 되는 원단 생산동은 물론 염색공장과 자체 발전소, 정수장, 폐수정화시설까지 짓는 대규모 편직·염색공단 건설 프로젝트다. 이를위해 오는 2015년까지 총 2억달러를 투자한다.

공장 착공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점찍어뒀던 1차 부지는 홍수로 침수되는 일도 겪었다. 1년여간 직접 공장 부지를 찾아다닌 끝에 사방에 산이 둘러싸인 이곳을 낙찰했다. 인근 호수에서 산업용수를 끌어오기 위해 2km에 걸친 대형파이프를 묻는 인프라 투자도 해냈다. 김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수성가로 세아상역을 세계 최대 의류생산업체로 키워낸 김 회장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날 찾은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염색·편직공장을 비롯, 지진피해가 컸던 아이티에서 미국 국무부 등과 함께 짓고있는 대규모 섬유공단 등 김 회장의 투자는 거침이 없다.

■세아, 인니 최대 원단공장 건설

하루 앞선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자가 이곳을 찾았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아래 검게 탄 수백여명의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공사에 열중했다. 오는 10월 완공이 목표다. 법인명은 윈텍스타일(Wintextile) 공장.

현재 공사 공정률은 60% 정도로 주요 공장 골조는 이미 올렸다. 또 폐수정화설비, 취수장, 기숙사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염색공장이 들어서는 만큼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 공사비용이 30% 정도 더 늘었다. 유해물질 및 독성이 있는 화공약품 30∼40%를 줄이는 친환경공법으로 짓기 때문이다.

이석순 윈텍스타일 본부장은 “이 공장을 완공하면 세아상역은 국내 섬유업계 최초로 일관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가 한국섬유기업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공장은 하루 260t의 원단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춘다. 하루에 티셔츠 약 7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6억달러 이상의 신규 매출을 기대된다. 물론 현지 지역경제 성장효과도 크다. 5000명 이상의 현지 고용이 기대된다.

세아상역 입장에선 일관 생산체계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브랜드 옷을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원단 생산- 염색-가공-봉제(완제품)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 이렇게 되면 인도네시아는 세아상역의 전략 생산거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 현재 세아상역의 전체 수출의 40%(4억달러) 이상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물량이다.

사실 세아상역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하루 평균 140만장 이상의 의류를 생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해외 의류브랜드에 완제품 옷을 공급한다. 세아상역은 인도네시아는 물론 베트남, 니카라과 등에 봉제공장을 운영 중이다.

▲ 한세실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에 두 곳의 의류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자카르타 인근 우타마(UTAMA) 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미국에 수출할 니트 의류 생산에 한창이다.

■한세, 신원도 공장 증설 한창

이처럼 자원부국 인도네시아에 한국 섬유기업들이 글로벌 전진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과 유럽, 미국 등 주요 바이어들과 유리한 근접성 등 섬유산업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

한세실업과 신원도 대표적인 글로벌 섬유업체다. 한세실업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에 두 곳의 의류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기자가 찾은 자카르타 인근 카벤공단 내 우타마(UTAMA) 공장도 일감이 늘어나 최대 호황이다. 유남실 법인장은 “최근에 주문물량이 늘어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며 “바이어들이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품질에 아주 만족해한다”고 했다. 한세실업은 인도네시아 투자를 더 확대한다.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지역에 새공장 부지를 찾고 있다.

한세실업은 인도네시아는 물론 베트남, 니콰라가 등에 공장을 가동중이며, 지난해 2억만장의 의류를 미국에 수출했다. 오는 2015년 15억달러 어치의 의류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다.

▲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65km 떨어진 신원의 카라왕 의류 공장에는 유럽, 미국에 수출하는 스웨터 생산이 한창이다.


신원도 인도네시아에서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65km 떨어진 카라왕 공장에는 유럽, 미국에 수출하는 스웨터 생산이 한창이다. 니트류 등 일반 의류보다 손이 많이 가는 스웨터 공장으론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다.

스웨터 원단을 짜는 자동 편직공장은 물론, 한땀한땀 손으로 짜는 편직 생산라인을 동시에 가동, 생산력을 높이고 있다.

양태종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공장은 생산성이 높고 품질도 우수해 바이어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며 “현지마케팅 성과도 좋아 이곳에서 연간 3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바이어 주문을 수주하고 있는데, 내년엔 총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인도네시아에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원은 최근 자카르타 인근에 니트의류 생산공장을 인수, 이곳에 생산라인을 더 확장하고 있다.

/skju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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