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쟤가 벌써?’ 영·유아에게도 성 욕구가 있어요

이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6 16:58

수정 2014.11.05 14:27

자녀가 바람직한 성 의식을 갖게 하려면 일회적으로 교육하려고 하지 말고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푸른아우성


[특별기고] (사)푸른아우성 신숙경 전문상담원 강사

사회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함께 오늘날 성문화도 과거와 매우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성교육은 개인차를 고려해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돼야 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과 교육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유아기 시기의 성에 대한 인식은 일생에 걸쳐 성 의식과 성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내 아이가 성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과 가치관을 심어주려면 어느 일정한 시기에 일회적으로 교육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유아기 때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것이 좋다.

자녀를 성교육하기 위해서 부모가 알아야 할 ‘유아의 성’

1. 영·유아에게도 성 욕구가 있다

부모들은 대다수 영아나 유아에게는 성 욕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체적인 성과 관련된 행동을 보면 '쟤가 벌써?'하며 놀라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뱃속 태아부터 성욕이 있고 그것을 충족하려 한다. 임신 6~7개월쯤 초음파 검사로 아이의 건강상태를 검진할 때 태아가 손가락을 빨며 음경이 발기한 상태를 보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은 성적 존재이므로 어리더라도 성적욕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2. 자녀의 성 발달과정을 이해하자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성 발달과정을 거치며 계속 성장하고 변화한다. 그러므로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 발달 과정을 알아야 한다. 나이와 신체 발달에 따라 궁금해하는 내용이 달라지므로 성 교육 전,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성 교육은 일회성이 아니다. 발달 단계에 맞춰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 발달단계에 따른 유아 성교육 지도

(1) 출생 후부터 6개월까지의 자녀

출생 후 6개월까지의 영아들은 엄마의 냄새를 맡고 엄마의 부드러운 젖가슴에 피부를 닿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아이와 엄마가 스킨쉽을 많이 해야 욕구 불만에 빠지지 않는다. 특히 신생아 때는 부모와의 관계가 성교육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이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아는 것이 긍정적으로 성을 받아들이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2) 생후 6개월부터 돌 때까지의 자녀

이시기의 아이들은 손을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손을 이용한 신체 탐험을 시작한다. 손으로 자신의 볼, 입, 젖꼭지, 배꼽을 만지기도 하고 발을 만지다가 빨기도 한다.

(3) 만1~2세인 영아기의 자녀

자기 몸의 탐색기를 거치게 되고 자기와 다른 이성의 몸을 서서히 구별할 줄 아는 시기다. 만 2세 무렵에는 ‘대소변 가리기’가 성교육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때 너무 엄격하게 배변 훈련을 하면 청결이나 질서에 대한 강박한 욕구를 보이기도 하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4) 만 2~3세의 자녀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게 없는 고추가 자기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자아이는 자기에게는 고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고추가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모양이 다를 뿐 기능도 같고 모두 소중하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고추가 있는 남아가 여아의 상대로 우월감을 갖거나 반대로 여아가 상실감을 갖는 일이 없도록 해주어야 한다.

(5) 만 3~4세의 자녀

만 3세부터 만 4세까지는 남녀의 역할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남아는 아빠를 동일시하여 아빠의 양복이나 구두에 관심을 두고 여아는 엄마의 화장품이나 하이힐에 관심을 있어 화장을 해보거나 엄마의 하이힐을 신어보기도 한다. 이처럼 이 시기는 성 역할의 정체감 확립이 이루어져야 하는 때이다. 남녀의 평등한 성 차이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남자는 울면 안 돼’, ‘여자는 조신해야 돼’,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고추 떨어진다’ 등의 말은 그릇된 성 역할을 강요하게 되므로 하지 않도록 한다.

또 이 시기의 아이들은 성기를 만지작거리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는 시기이다. 이는 자위행위로 볼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놀이로 바라봐야 한다. 부모가 과하게 반응하면, 오히려 더 심한 2차 자위를 하게 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성기를 만지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놀라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그냥 놔두거나 다른 놀이(몸을 움직이는 놀이, 점토나 흙 등으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놀이)를 제안하도록 한다.

(6) 만 4~6세의 자녀

여자놀이, 남자놀이를 구별하고 이성 친구에게 부끄러움도 느끼는 시기이다. 친구, 형제, 친척들과 성 역할 놀이하기를 즐긴다. 병원놀이를 하며 서로의 몸을 보여주기도 하고 만지기도 하고, 소꿉놀이하면서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나온 현상으로 성폭력으로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

유아를 위한 성교육 방법

1.친구와 대화하듯이 풀어간다

아이들이 성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얼버무리거나 당황하지 말고 아는 대로 설명해주는 게 좋다. 잘 모르는 질문은 솔직히 잘 모른다고 말해주고 같이 찾아보거나 알아봐서 나중에라도 꼭 설명해주자.

2.아이의 질문에 정확한 명칭을 알려준다

영아시기에는 ‘고추’, ‘잠지’ 등의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유아기가 되면 ‘음경’이나 ‘음순’, ‘고환’, ‘질’ 등의 정확한 용어를 알려주자. 정확한 명칭을 알려주는 것이 좋으며 아이도 점차 익숙해지게 된다.

(사)푸른아우성 신숙경 전문상담원 강사. ⓒ신숙경
3. 임기응변식 대답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엄마 나는 어디서 나왔어?” “난 어떻게 태어났어?”라고 물으면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하느님의 선물이야” “엄마 배꼽에서 나왔어” 등 잘못된 성 지식을 알려주곤 하는데, 이런 식의 대답은 옳지 않다.

4. 그림, 만화, 인형, 성교육 동영상을 활용한다

요즘은 성교육 자료들이 다양하므로 부모가 직접 교육하기가 수월해졌다.
그림책이나 만화책을 읽어주거나 인형을 활용해 성 역할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ibabynews@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기고/신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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