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캠리 오너 기아차 K5 타보더니 ‘깜짝!’

김효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5 08:47

수정 2012.03.05 08:40

촬영전문업체 허브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임현호 대표는 지난달 도요타 신형 캠리를 구입해 운행 중이다. 40대 중반인 그는 와이프와 7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패밀리 세단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그에게 K5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아래는 도요타 캠리 오너인 임현호 대표가 직접 작성한 기아차 K5의 시승기.

◆ 새내기 캠리 오너, 기아차 K5를 타보니

누우엔진을 달고 새롭게 선보인 기아의 K5가 캠리를 경쟁 차종으로 지목했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기분이 조금 상했다. 최근 장만한 3,390만 원짜리 내 애마 캠리2.5의 비교 상대가 2.0리터 국산 중형차 K5를 비교하라니...

기아차가 아무리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도요타 캠리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형세단이 아닌가. 시큰둥 한 마음은 들었지만 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로서 신차 시승의 기회는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 도요타 신형 캠리 오너 임현호씨가 기아차 K5를 시승하고 있다
▲ 도요타 신형 캠리 오너 임현호씨가 기아차 K5를 시승하고 있다

멀리서 볼 때는 막연히 캠리보다 작은 차라고 생각했는데, 차에 가까이 다가가니 의외로 굉장히 크다.

무척 샤프하고 납작하게 디자인 돼 있어 세련되고 스포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캠리가 약간 떠 있는 느낌이라면 K5는 바닥에 쫙 깔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내에서도 같은 느낌이다. 실내가 검정색 가죽질감으로 돼 있어서 탄탄해보이는데다 잘 달리는 스포츠카를 보는 듯 하고, 독일차의 실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K5의 외관은 자주 봤지만 실내가 이렇게 세련된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 임현호씨는 "K5의 실내 모습이 유럽차 같다"고 말했다
▲ 임현호씨는 "K5의 실내 모습이 유럽차 같다"고 말했다

실내 거주 공간은 얼핏 보면 베이지색 계열에 직선으로 꾸며진 캠리가 더 넓어보이지만, 실제로 뒷좌석에 앉아서 무릎공간을 보니 이상하게 K5가 더 넓은 듯 했다. 차를 전달해준 기아차 직원에게 물으니 "K5의 축거가 캠리에 비해 오히려 20mm 정도 더 길다"고 했다. 알고보니 K5는 차량 폭이나 길이, 바퀴간 너비... 할 것 없이 모든 면에서 캠리보다 큰 차였다. 왜 K5를 캠리와 직접 비교 하겠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두 차 비교해 달려보니

애초에 2.5리터 차인 캠리와 2.0리터 차인 K5를 비교하는건 말이 안된다. 처음엔 기아차 측이 조금 웃기는 시도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정작 차를 달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시동소리부터 전혀 달랐다. K5는 시동을 걸때 "부앙~"하는 엔진 소리가 나서 마치 잠들어있는 야수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반면 캠리는 정숙성이 강조돼 시동소리가 거의 안들리는게 특징이다.

▲ "K5의 외관 디자인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며 임현호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주차 브레이크를 풀려고 보니 캠리에 있는 주차 브레이크 패달 같은게 K5에는 없었다. 놀랍게도 대신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달려있다. 레버를 당기면 브레이크가 동작하고, 내리면 다시 풀린다. 여기는 오토홀드 기능도 있어서 신호대기에서 굳이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2천만원대 중형차에 통풍시트, 열선스티어링휠까지 달려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여기 주차조향보조시스템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차를 일렬주차 해주는 기능까지 있었다.

▲ K5에 장착된 버튼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 K5에 장착된 버튼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K5의 가속 느낌은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팍! 하고 튀어나가는 느낌이었다. 또, 가볍게 움직이고 바닥에 딱 붙어 원하는데로 움직여지는 듯 하다. 172마력이라는데, 이 정도라면 충분한 출력이고 스포츠카를 주행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평소 모는 캠리는 2.5리터 엔진 덕분인지, 가속감만 놓고 보면 더 잘 나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단단한 느낌은 아니고 확연히 부드러운 쪽이다. 말하자면 코너에서 안심하고 달릴 수 있다기 보다는, 울퉁불퉁한 길에 들어섰을때도 차에 별다른 충격이 오지 않을것이라는 느낌이다.

잊었던 드라이빙의 즐거움 다시 깨달아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K5를 타고 안면도의 한 팬션에 갈 기회가 있었다.

▲ "주말에는 기아 K5를 타고 안면도를 달렸다. 넓은 트렁크와 파노라마 선루프는 주말 레저용으로 손색 없었다"
▲ "주말에는 기아 K5를 타고 안면도를 달렸다. 넓은 트렁크와 파노라마 선루프는 주말 레저용으로 손색 없었다"

굽은 길이 계속되는 도로에서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굽은 코너를 달렸다. 차가 착 가라앉은 느낌이고 노면을 잘 읽을 수 있어서 운전하는데 안정감이 있다. 리드미컬하게 핸들을 돌리는 기분도 꽤 삼삼하게 느껴진다.

평소엔 조금만 과속해도 잔소리를 하던 집사람은 오늘은 꽤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리는데도 아는지 모르는지 별 말이 없다. "차 잘나가네" 한마디 뿐이다. 그래도 가족 생각해서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캠리를 구입했던 건데, 괜한 짓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든다.

▲ "K5의 주행성능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 "K5의 주행성능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전에도 캠리를 몰고 안면도에 자주 다녔는데, 다녀오면 '만땅'에 6만원 가깝게 들던 기름값이, 이번에는 훨씬 더 밟은 것 같은데도 기특하게 딱 4만5천원이 나왔다. 캠리의 길들이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연비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사실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K5와 캠리가 모두 공인 연비를 훌쩍 넘는 연비를 기록해 큰 차이는 없었지만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 K5의 연비가 조금 더 좋은 듯 했다.

▲ 임현호씨가 직접 촬영한 기아 K5
▲ 임현호씨가 직접 촬영한 기아 K5

무려 271마력(캠리보다 90마력이나 높다)이나 된다는 K5 터보의 연비가 캠리와 동일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시승차라도 K5 터보를 타봤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K5 터보를 시승했다면 차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지도 모르니, 타지 않은게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hazel202@fnnews.com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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