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툭하면 특허소송 당하는 이유


‘승자독식’ 총성없는 전쟁,범국가적 지원 방안 절실

전 세계가 '총성 없는 특허전쟁'으로 일진일퇴를 벌이고 있다. 특허소송 당사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외나무 다리에서 혈투를 하는 것처럼 물러서지 않는 전면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특허전쟁은 특성상 '승자에겐 시장 독식, 패자에겐 시장 도태'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특허괴물'이나 경쟁기업의 특허 공세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또 다른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 기업들은 특허를 무기화하면서 우리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EU,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확대나가는 시점에 맞춰 해외 기업의 특허공세는 날로 심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삼성, 현대차, 포스코, LG, SK 등 국내 간판급 대기업들이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2년간 특허소송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하는 실정이다.

자칫 특허 세계대전에서 패할 경우 지난 50여년간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이룩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과 지식재산 강국의 꿈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지식재산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해외기업 특허 무기로 공세

해외 기업들은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를 '무기' 삼아 신수익을 창출하거나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해외 기업들은 우리 기업에 로열티나 상호 라이선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면 우리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빠진다. 이런 요구를 거절할 경우 거액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그나마 우리 대기업들은 특허경쟁력을 내세워 소송이나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특허 경쟁력이 낮아 거액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일이 허다하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우 36%가 특허전문인력이 전무하고 59%가 해외 수출 시 사전 특허조사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특허소송 타깃 1순위는 한국

우리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특허소송의 타깃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의 주요 무대인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팬택, 하이닉스 등은 특허소송 상위에 올라있을 정도다.

지난 3월 미국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 당한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은 43건이었다.

LG전자는 31건이었다. 아울러 팬택은 11건, 하이닉스 7건, 현대자동차 6건 등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특허소송의 이면엔 해외 기업들의 극심한 견제가 작용하고 있다. 특허괴물이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우리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낸 것도 작용했다.

이에 맞서 우리 기업들도 특허소송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지난해 미국 법원에 총 9건의 특허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도 6건의 소송을 냈다. 우리 기업의 특허소송 상대는 애플, 소니, 오스람 등이다.

■지식재산 강국으로 가는 길

사정이 이렇자 특허전쟁에 나선 우리 기업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허경쟁력 확보를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

다행히 정부는 대통령실 소속으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한 데 이어 올해를 지식재산강국 원년으로 선포했다. 또한 제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도 수립해 연간 1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중장기적인 특허창출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우리 기업이 당면한 특허소송에 대한 지원대책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통상적으로 우리 기업이 해외 기업과의 특허소송 시 평균 30억∼40억원이 든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부담해야 할 금액은 수십배에 달할 수 있다. 따라서 범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특허분쟁을 지원할 효과적인 방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으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하면서 막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면서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지원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