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판 카톡 '챗온' 찻잔속 태풍 그치나

삼성전자가 카카오톡과 라인 등이 선점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직접 경쟁이 아닌 자사 스마트 기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인데다 경쟁사들도 기존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20일 모바일 메신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자사 모바일 메신저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인 '챗온'을 출시했지만 초반 반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경쟁 메신저 애플리케이션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때마다 국내 앱 장터에서 무료 부문을 석권하는 것과 달리 챗온은 아직까지 순위권에서 크게 밀려 있다.

실제 이날 국내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무료 분야에서 챗온은 3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말 선보인 카카오톡 계열 사진공유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3일 만에 가입자 수 470만명을 확보하며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무료 앱 전체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챗온은 지난해 9월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지만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출시 이후 기능면에서는 호평을 받고 있다. 챗온 사용자들은 앱스토어 평가에서 "카카오톡처럼 가볍고 빠른데다 차별화 기능이 많아 좋다"거나 "잘 만들었는데 사용자가 별로 없는 게 아쉽다"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기존 모바일 메신저들과 달리 페이스북과 연동이 가능하고 대화방에서 주고받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인 '트렁크'나 손글씨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서비스 경쟁력에도 챗온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단은 삼성이 챗온을 개발한 이유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 진출보다는 갤럭시S3 등에 기본 탑재해 자사 스마트 기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보조적 수단 차원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서비스의 콘텐츠 강화 차원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염두에 둔 게 아니기 때문에 가입자 수도 공개하지 않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추후 챗온을 유료화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기존 경쟁사들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서비스 개선이 관건이긴 하지만 삼성이 챗온을 자사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하더라도 기존 사용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휴대폰에 기본으로 깔린 문자메시지 기능이 있지만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 메신저를 선택하는 것은 서비스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를 운영하는 포털 관계자는 "대기업 진출 논란이 있는 빵집과 달리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네트워크 기반이라 사용자 간 이동성이 낮다"며 "SK가 선보인 네이트온톡처럼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