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글로벌 명품’ 산실을 가다] (10) 흙표 흙 침대 ㈜흙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1 17:19

수정 2012.09.11 17:19

'흙표흙침대'는 온돌문화에서 착안해 탄생한 명품 침대로 국민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흙표흙침대의 산실인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흙 본사 건물.
'흙표흙침대'는 온돌문화에서 착안해 탄생한 명품 침대로 국민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흙표흙침대의 산실인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흙 본사 건물.

【 부산=노주섭 기자】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흙이라는 회사는 이름만으로는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인 '흙표흙침대'는 누구나 좋아하고 꼭 갖고 싶어하는 명품 건강침대로 유명하다.

■흙 소재로 침대 선도기업 차지

이 회사는 지난 1992년 2월 출범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으로 '흙침대'라는 단어를 썼고 이를 제품화해 한국과 미국 등에서 특허를 획득한 데 이어 인간에게 유익한 흙침대의 보급을 위해 끊임없이 제품을 개발하고 역경을 이겨내 국내 기능성 침대 생산의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강무웅 ㈜흙 회장은 대학시절 운동을 하다 허리를 다치자 고향에 내려가 황토 온돌방에서 허리를 지져 고친 적이 있었다.
이에 착안해 1992년 당시 수산물 제조업을 하던 창고 한쪽에 텐트를 쳐놓고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흙을 가져와 다진 뒤 열선을 깔아 흙침대를 만들었다. 주위 친구들에게 권했더니 반응이 좋아 본격적인 연구와 상품화를 시도했다.

이렇게 해서 흙침대를 개발한 강 회장은 "경남 고성에서 시작해 강원과 충청지역 등을 돌아다니며 좋다는 흙은 다 모으고, 여기에 해초를 고아 풀로 사용했다"면서 "산모들이 온돌방에서 삼칠일(21일) 동안 미역국을 먹으며 몸을 풀던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를 재현한 것"이라고 명품 탄생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자기물리치료기 개발에서 힌트를 얻어 흙침대를 현대 아파트 문화생활에 접목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얻고 연구에 매진했다.

수십 차례에 걸쳐 시제품을 만든 결과를 토대로 1993년 실용신안 및 발명특허를 신청한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흙침대 연구에 더욱 몰두했다.

강 회장은 1993년 당시 운영하던 냉동 공장을 정리하고 '사라져가는 오천년의 온돌문화를 세계 제일의 잠자리로 만들어 보겠다'는 신념 하나로 전 재산을 투자했다.

주위 사람들과 병원 등에 임상시험용으로 흙침대를 나누어 주고 그 효용과 문제점들을 사후서비스를 통해 일일이 점검했으며 실용성에서 미흡한 부문은 과감히 개선하기도 했다.

■회사·제품 각종 수상 휩쓸어

이렇게 만들어진 흙표흙침대는 2005년 12월 한국소비자원(옛 한국소비자보호원)과 지식경제부(옛 산업자원부)에서 주관한 '제품안전 우수기업대상'에서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당시 산업자원부는 제조물책임법(PL)의 제품안전시스템 구축과 제품안전 개선활동의 엄격한 심사 결과, 흙침대 전문 메이커 ㈜흙을 최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싸구려 유사 흙침대와 전기장판 등의 사용 중 화재로 인명 피해를 입히는 사고가 빈번하자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 품질을 검정하고 불량제품과의 차별화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제정한 것이다. 2007년에는 부산 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 대한상공회의소 지정 우수향토기업으로 선정돼 흙표흙침대는 전자파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고 원적외선 발생으로 건강에 효과적인 제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

㈜흙은 특히 2010년 지역 기업이자 가구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면적당 매출 1위를 기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대기업 브랜드와 수입 명품업체를 포함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입점한 브랜드 중 면적당 판매 1위를 뜻하는 것이다. 해외명품 '루이뷔통', 건강식품 '정관장', 삼성전자 TV 등이 뒤를 이었다는 점을 볼 때 흙표흙침대는 국민 침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명품가구로 제2의 도약

최근에는 흙표흙침대가 부산울산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위탁거래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흙은 거래대금을 대부분 현금결제로 60일 이내에 지급하고, 수·위탁거래에 있어 부당한 사례로 꼽히는 일방적인 단가인하가 없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흙은 20여 년간 흙침대와 흙매트 제품 개발 및 시장개척으로 기능성 침대만을 고집해왔다.
그 결과 시장의 선도적 기업으로서 역할과 제품 품질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외길만을 지켜온 흙침대는 이제 축적된 경영능력으로 제2의 창업을 맞고 있다.

산소와 피톤치드가 나오는 흙침대와 흙표흙베개, 전통가구와 온돌을 접목시켜 명품가구를 생산하고 있다.
명품가구는 우리나라 공예부문의 장인들을 초빙해 이를 가구에 접목시킴으로써 한국 고유의 예술적 감각과 현대적 신기술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roh1234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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